▲ 독일 쾰른 대성당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궁전과 함께 가장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게 성당이다. 가톨릭권에서 그만큼 성당 건축은 그 아름다움과 함께 역사성을 함께 담고 있다.
그처럼 주목 받는 성당들을 화보와 글로 일별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100>(터치아트 펴냄)이다.
책에 소개된 건축물을 따라가다보면 종교와 역사의 아이러니를 접하게 된다. 전 세계 가톨릭의 심장인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을 건설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 가톨릭 교단은 이 엄청난 비용을 면죄부를 판매해 충당하고자 했다. 그러나 독일의 사제였던 마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에 반기를 들어 종교개혁의 서막을 열었다. 가톨릭의 총본산 건축이 가톨릭과 개신교가 나눠지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탈리아의 옛수도 라벤나에 있는 산 비탈레 성당은 547년 밀라노의 순교자 성 비탈리스의 영성 아래 봉헌되었다. 그런데 성당을 짓는데 들어간 금 2만6천 조각의 비용은 천국에 더 좋은 자리를 예약하고 싶었던 부유한 은행가들이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탈리아 아시시엔 성프란체스코 대성당이 서있다. 가난하고 불쌍한 형제들이었던 프란체스코가 세상을 뜬 뒤 사람들은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성당을 지어주었다.
세계적인 성당들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안토니 가우디 이 코르네트가 장식적인 꽃 모양과 흐르는 듯 부드러운 선을 특징으로 하는 아르 누보와 고딕을 결합한 양식으로 지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가족대성당은 19세기 후반 지어지기 시작한 이래 첨탐 12개 가운데 현재 8개 완성되었다. 높은 탑을 자랑하는 벨기에 안트로베르펜의 성모 마리아 대성다은 15~16세기 무려 170년에 걸쳐 완공되었고, 인류 최초의 마천루로 불리는 독일 쾰른대성당은 13세기에 지어졌으나 나폴레옹에 의해 파괴된 뒤 19세기에 복원돼 완공까지 6백년이 걸렸다. 앤 벤투스 외 지음, 서영조·윤길순 옮김.
조현 한겨레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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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베드로 대성당
▲ 바르셀로나 성가족대성당
▲ 러시아 프레오브라젠스카야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