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스님 ‘일곱번째 작별인사’ 출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그 49재에 관심이 쏠렸다. 봉하마을 뒷산 정토원을 비롯해 조계사, 봉은사, 해인사 등 전국 대찰들은 7일 간격으로 49일간 노 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49재를 지냈다.
조계종의 최고 설법가로 꼽히는 전 교육원장 무비 스님이 49재를 명쾌히 풀어냈다. <일곱번의 작별인사>(불광출판사 펴냄)라는 책에서다. 참선수행과 교학을 겸비한 무비 스님은 최근 남원 실상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불교를 추구하기 위해 태동한 ‘움직이는 선원’의 조실로 추대되기도 했다. 더구나 몇 년 전부터 생사의 고비를 몸소 체험해온 그의 생사법문이라 간절함이 더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 입어야 할 옷이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에 흘러가는 구름 같은 이 육신의 삶은 단지 갈아입을 옷일 뿐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게 되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비 스님은 영가를 향해 몸에 대한 집착을 놓고 본래 생사에 끄달리지 않는 신묘한 광명의 밝음에 눈을 뜨도록 간절히 이른다.
한국 불교의 생사관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중음신으로 떠돌다가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 다음 생을 받는다고 한다. 49재는 다음 생이 정해지지 않은 영가가 생사가 없는 참생명의 실상을 일깨워주기 위한 천도의식이다. 하지만 한국 사찰들이 재정난 때문에 천도재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무비 스님은 천도재를 지내는 목적이 “자신의 존배에 대해 눈을 뜨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진리에 눈을 뜨면 굳이 없는 돈을 들여서 천도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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