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이 죽은 뒤에도 계속해서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 동물적 자아를 이성에 종속시켜 사랑의 생활을 누린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생명의 불멸을 의심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들의 생활 속에서 우리는 생명의 불멸을 믿는 신념의 토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생명의 본질을 깊이 생각해볼 때, 자신의 안에도 이러한 신념의 토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스도는 생명의 그림자가 사라진 뒤에도 자신은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육체의 생존 속에 이미 중단될 수 없는 참된 생명이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이미 육체적으로 생존해 있던 와중에, 자신이 가까이 다가가던 생명의 핵심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빛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그는 이 빛이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비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동물적 자아의 행복을 부정하고,이성과 사랑에 충만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인간의 활동 범위가 아무리 좁더라도 동물적 자아의 행복을 부정하고 남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면, 그는 이미 현재의 생활에서 저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 즉 죽음이 존재하지않는 새로운 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성의 법칙에 따라 사랑을 표현하는 인생의 의미를 인정하는 사람은 현재 자신이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생명의 새로운 핵심에서 이미 지쳐오고 있는 빛을 볼 것이며, 이 빛이 그를 통해 주위의 사람들에게 비치는 것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에게 생명은 감소하거나 절멸하지 않으며,영원히 증대되리라는 명확한 신념을 갖게 한다. 불사(不死)에 대한 신념은 누구에게서도 받을 수 없으며, 또한 어느 누구도 내 마음에 불사의 신념을 심어줄 수 없다.
불사에 대한 신념이 존재하려면 우선 불사가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불사가 존재하려면 자신의 삶이 불사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생명을 파악해야 한다. 미래의 삶을 믿는 사람이란 인생의 사업을 이루고, 저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인생 속에 확립한 사람이다.
<톨스토이 인생론 자아의 발견>(톨스토이 지음, 함현규 옮김, 빛과향기 펴냄)에서 발췌.
톨스토이(1828~1910)=러시아의 작가, 사상가. 그의 저작의 대부분은 자본주의가 러시아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한편, 가부장제적 농민 생활이 몰락해 가는 1861~1904년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레닌은 톨스토이가 그의 저작에서 제1차 러시아 혁명의 특수한 역사적 특징을 놀랄 만큼 부각시키고 있다고 언명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농민의 입장에서 그 시대에 대한 평가를 내려, 자본주의 교회, 착취하는 국가에 비판을 가하며 악에 대한 무저항의 종교를 설득하였다.
그의 견해에는 기독교, 유교, 불교, 그리고 루소, 쇼펜하우어 등의 영향이 있다. 그 중심 개념이 되고 있는 것은 신앙으로, 신앙에 의해 인간이 무엇이고 그 생활의 의의가 무엇인가 알 수 있으며, 이것은 인간끼리의 사랑에 의한 협동과 신과의 결합이며 이를 달성하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라 하였으며 이에 대한 장애물은 국가, 교회, 문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술에 대해서도, 인류의 최고 목표인 ‘신의 나라’를 건설한다는 이상에 걸맞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가 높게 평가되는 것은 그의 다소 역행적이고, 공상적 이상 때문이 아니라, 그가 우수한 리얼리즘 작가라는 데에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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