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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당신은 무슨 탈을 쓰고 사나

등록 2011-06-26 11:14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진리를 찾아나선 구도자가 성취를 이루기 위해 매진해온 사람들도 자칫 목적지향주의가 되어 현실에서 조금 더 행복을 맛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에고를 떠나 진리의 바다에 녹아드는 지고한 경지에 이르거나 성공의 목표만을 위해 자신을 내팽겨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럴 때 자신으로부터 버림 받은 자아는 울음을 그치지않는다.

애완견을 행복하게 해주려면 애완견이 얼마나 뛰어논 뒤엔 쉬게 해주어야하는지, 그 애완견은 어떤 음식을 좋아하며, 어떤 음악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잘 알아야 기쁘게 해줄 수 있다. 소소한 삶의 행복을 위해서도,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에서도 자신을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니어그램은 자신을 알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2000여년 전 이슬람 신비주의 수도자들인 수피들에게 전수된 것을 20세기 초 그리스계 미국인 구르지예프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견해 서구에 전한 이후 미국 예수회 신부들과 스탠포드대 심리학자 등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시켰고, 국내에는 20여년 전에 들어와, 가톨릭과 개신교 등 종교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삶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에니어그램은 어린 시절 경험에 의해 형성된 자아를 찾고, 그 자아를 극복해 인격을 성숙시키고, 영성의 진보를 도모하게 해준다. 그리스어로 ‘에니어(아홉)+그램(단위)의 합성어인 에니어그램은 인간의 유형을 9가지로 구분한다. 크게 보면 장 중심(8,9,1유형)은 본능과 습관대로 움직이고, 가슴 중심(2,3,4유형)은 정서와 감정을 중요시하며, 머리 중심(5,6,7 유형)은 심사숙고 하는 사람들이다.

에니어그램에선 사람은 누구나 예외없이 이 9가지 중의 하나의 탈(하회탈처럼)을 쓰고 살아간다고 한다. 종교는 자아를 버리도록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에니어그램에선 오히려 자신의 고유한 성격을 잃어버리면 자아 정체성이 사라져 무기력하고 무능한 사람이 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에니어그램은 자신의 탈을 버리는 게 아니라, 자신을 더 잘 이해해 참자아는 그 탈보다 훨씬 큰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우리는 1유형부터 9유형까지 가운데 과연 어떤 탈을 쓰며 살아가고 있을까.

  1유형=비판적인 부모나 편부모 슬하에서 자란 사람이 많다. 완벽주의자로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개혁가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높아 남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이 약점만 지적한다. 금욕적이고 청교도적이어서 노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여긴다.   2유형=일찍 부모를 잃었거나 부모에게 고분고분한 어린 시절을 보내,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고, 필요한 사람이 되려는 ‘순교자 콤플렉스’가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자신의 헌신에 감사하지 않을 때는 상처 받고 분노한다. 홀아비가 불쌍해서 설거지해주러 갔다가 아이까지 낳아주는 스타일이다.   3유형=어릴 때부터 칭찬받고 자라서 커서도 ‘성공’에 힘쓴다. 유능하고 사교적이다. 단칸방에 살면서도 고급차를 굴리는 스타일이다. 상대가 잘못했다고 화를 내다가도, 그가 명문대 출신이거나 유명이라는 것을 알면 “그럴 수도 있지”라며 태도를 바꾸는 형이다.   4유형=어릴 때 부모의 죽음이나 이혼, 갑작스런 이사 등으로 박탈감을 체험한 경우가 많다. 외모나 옷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그러나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우울증에 빠진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데, 나무꾼에게 잡혀 이렇게 살고 있다고 한탄하는 형이다.   5유형=불만스러움을 체험하거나 지나친 간섭을 받으며 자랐을 확률이 높다. 말수가 적고 수용적이며 예리한 관찰자로 잡담보다 심각한 얘기를 좋아한다. ‘아는 것이 힘’이라며 정보 수집에 힘쓰고, 인사성도 밝다. 그러나 스크루지처럼 인색해 지식도 돈도 끌어 들이기만 하고, 잘 나누지 않는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6유형=어려서부터 두려움과 의심이 많고, 책임감이 강했던 경우다. 규범과 규칙을 중요시하며 맡은 일에 최선을 한다. 그러나 안전만을 추구해,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권위자에 기댄다. 융통성이 부족하고, 지역이나 혈연, 학연에 집착한다. 가족이 연락 없이 늦으면 혼자 사고와 죽음, 장례까지 생각하는 몽상가다.   7유형=유복했던 환경이 갑자기 바뀌었거나, 모험을 즐기는 아이였던 경우가 많다. 일찍이 세상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 감정을 누르고 쾌락과 재미에 집착한다. 맛있는 것도 아이에게 주기보다는 자기가 먼저 먹는다.   8유형=억압받고 자라면서, ‘힘’을 신봉하게 된 경우가 많다. 리더십이 있고, ‘하면 된다’고 밀어붙이며, 타인에게 적대적이다. 자기는 남의 차를 밥 먹듯 앞지르면서도 남이 추월하면 욕을 퍼붓는 유형이다.   9유형=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에서도 불만과 편견 없이 남을 잘 이해하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한번 고집을 부리면 ‘고래 심줄’ 같다. 술이나 도박, 스포츠, 수집, 비디오, 텔레비전 등에 빠지기 쉽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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