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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걸레질하는 예수

등록 2011-09-03 22:08

 오늘날 타락하고 오염된 세상에서 교회도 너무나 심각하게 오염되어 정화의 대상이 되었고, 자기 스스로 정화될 힘을 잃어 세상의 힘을 빌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자정 능력을 상실한 오늘의 교회가 새롭게 거듭날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 세상에서 걸레의 삶을 사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낮추어 희생하고 내어놓고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을 닦고 닦는 걸레가 되어야 한다. 이 길만이 교회를 교회 되게 하며 교회 스스로를 정화하는 길이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이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구원은 어느 날 갑자기 성령의 불을 받아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 자기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면서, 스스로 희생하고 헌신하며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걸레의 삶을 살아낼 때 가능한 것이다. 그리기에 기독교 신앙은 타력적, 이타적,의존적 신앙이 아니라, 자력적 주체적 신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세상에 지친 영혼들을 위한 진정제나 삶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각성제, 진통제가 아니다. 삶의 문제들에 대하여 즉각적인 해답을 주는 해결책도 아니다. 다만 내가 직접 무릎을 꿇고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것, 내 몸을 태워 빛과 소금의 삶을 사는 것, 바로 걸레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걸레로 오셨다. 죄 많고 더러운 마음을 가진 우리 인간 세상에 오셔서 하늘의 말씀으로 우리를 닦아주시고, 병들고 힘없는 이들을 다시 세우시고, 마침내 십자가를 친히 짊어지심으로 우리에게도 걸레와 같은 삶을 살아 이 세상을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로 가꾸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세상을 닦기 전에 먼저 닦아야 할 곳은 어디인가? 그곳은 다름 아닌 우리의 마음이다. 마치 어머니가 새벽 장독대에 올라 깨끗하고 하얀 걸레로 정성을 다해 장독을 닦아내듯이 자신의 마음을 닦는 일이다.     <걸레질하는 예수>(채희동 지음, 대한기독교서회 펴냄)에서.    채희동(1964~2004)=감신대를 졸업하고, 아산 염치 시골의 작은 교회에서 논에서 동네아이들과 공을 차며 어울렸다. 그곳에서 목회하며 <하나님 사람 자연이 숨시는 샘>지를 통해 생명과 영성을 일깨웠다. 2004년 염치음 둑에서 차를 타고 신호등 앞에 서 있다가 마을을 덮치는 유류차량에 치여 숨졌다. 그로 인해 마을은 치명적인 위험에서 벗어났다. 살아생전 유명인사가 아니었지만 그의 아름다운 영성과 인격을 추모하는 이들이 매년 감신대에서 추모제와 음악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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