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바라봄
나는 나이 들어 가는 본성이다.
나이 들어 감에서 달아날 방법이란 없다.
나는 병든 몸을 가져야 하는 본성이다.
병들어 가는 몸에서 탈출할 방법이란 없다.
나는 죽어 가는 본성이다.
죽음을 피해 가는 길이란 없다.
모든 것은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닿아 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 변화하는 본성이다.
그들로부터 분리되어 가는 것을 피할 길은 없다.
나는 나의 몸과 말, 마음이 행한 것의 결과로 이어진다.
나의 행동은 곧, 나의 연속이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나이 드는 존재임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나이 들어감에서
달아날 수 없음을 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병드는 존재임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병듦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죽는 존재임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언젠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함을 안다.
숨을 내쉬며, 그들을 함께 데려갈 방법이란 없다.
숨을 들이쉬며, 나의 행동, 생각, 의도해 온 일 외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없음을 안다.
숨을 내쉬며, 오직 나의 행동만이 나와 함께 간다.
<우리가 머무는 세상>(틱낫한 지음, 안희경 옮김, 판미동 펴냄)에서
틱낫한=1926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16세에 선불교 승려가 되었다. 선수행후 참여불교운동으로 민중의 고통에 동참했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강의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폐허가 된 고국의 난민과 부상자들을 돕기 위해 사회청년봉사학교를 열었으며,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반전 평화운동을 펼쳤다. 1967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불교평화활동을 반국가행위로 규정해 귀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해 베트남 전쟁 후 프랑스로 들어오는 베트남 난민들을 위해 수용소를 세워 봉사활동을 했고, 1975년 파리 근교에 플럼빌리지를 세워 명상공동체에서 평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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