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성적이라면 수로(水路)가 아니라 그릇처럼 행동하세요. 수로는 무언가 흘러들어오면 그것을 그저 전달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릇은 자신이 채워져야 흘러넘칩니다. 이처럼 그릇은 자신에게 넘치는 것을 전해 줍니다."
이 말은 12세기의 베르나르도 성인이 했던 말로 우리가 자주 겪고 있는 마음의 궁핍함을 두고 한 말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도 또 다른 무언가를 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내적인 공허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먼저 자신을 채우고 넘치는 것만을 전달하도록 하세요."
우리는 채우는 충만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며, 우리가 길어서 전해야 할 샘물은 어디에 있나요? 우리는 이 샘물을 하느님이 머무시는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자연, 자신의 몸, 기도나 묵상할 때의 심호흡, 내려놓고 기다릴 줄 아는 태도 또한 우리에게 기쁨과 에너지가 샘솟는 샘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릇처럼 자신을 먼저 채우고 난 다음 넘치는 것을 전달해도 됩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은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먼저 자신을 채우고 넘치는 것만을 전달하도록 하세요.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주어야 한다며 자신에게 부담을 가하지 마세요. 자신에게도 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잘 할 수 있을까요?"
<책으로 하는 한 달 피정-잠깐 멈추세요>(게르하르트 바우어 지음, 최용호 옮김,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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