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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영혼의 이력

등록 2014-11-23 22:57

 가령 문학, 혹은 소설 같은 데에는 천사처럼 아름다운 악마가 있고 보기에 몰골은 흉측하지만 부처 같은 사람도 있는데, 물론 실제에도 그런 경우는 허다하지만, 그러니까 잘나고 못나고, 병신이거나 사대육신이 멀쩡하다는 것은 형태가 지난 숙명이다. 그러나 그 원래 형태에서 번져나오는 것, 번져나옴으로써 세월의 부피 따라 변화하는 한 시점, 시점마다의 실체는 당자들 영혼의 이력을 알려주는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혼의 빛깔, 움직임, 소용돌이, 침잠, 느낌이 가능한 모든 정신영역의 추상적 형태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지혜로운 사람은 통어(제어)하고 사악한 사람은 엄폐한다. 반대로 그것을 심안으로 간파하여 화를 면하거나 인생의 좋은 도반을 얻을 경우가 있고, 간파하지 못하고서 화를 입거나 우둔한 생을 보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삶의 흔적은, 마음으로 행위로 행한 만큼 더도 덜도 아니게 그 모습에, 행동에 남아 있게 마련이다.

<토지 21>(5부5권, 박경리 지음, 나남출판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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