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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단식하는 이유

등록 2017-02-15 19:26

단식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기억이 있다.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미안, 나 지금 밥 못 먹어. 단식중이야"하는 거였다. 친구는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이어트를 할 만큼 살이 찌지도 않았다. 내가 의아해하자 친구가 대답했다."내가 요새 자꾸 애들한테 화를 내고 있더라고, 그래서."그 대답이 이상하게도 내 맘에 오래 남았는데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갑자기 친구 생각이 났다. 자신의 불륜으로 낳은 아이가 신의 진노로 병에 걸리자,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고는 단식을 하는 다윗의 장면이었을 거다. 순간 친구 생각이 났고 단식의 의미가 명확해지는 것이었다.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술을 마시곤 하던 내가 얼마나 잘못된 인생을 살았는지도 느껴졌다. 술은 최고의 에너지원. 나는 분노하거나 슬플 때 술을 마심으로써 내 슬픔에, 내 분노에 최고의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일생 돌이키기 싫은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했던 것이라는 꺠달음이었다. 친구는 자신의 분노에 에너지를 더 공급하지 않기 위해 며칠 곡기를 끊은 것이었다.

<시인의 밥상>(공지영 지음, 한겨레출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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