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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진정 듣고 싶다면 장막을 거둬라

등록 2011-12-13 19:05

우리는 어떻게 듣고 있는가?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자기만의 생각을 통해, 자기만의 야망, 욕망, 두려움, 불안을 통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지는 않은가? 만족과 즐거움을 주는 소리, 위안을 주는 소리, 일시적으로 고통을 덜어주는 소리만 듣고 있지는 않은가? 욕망의 장막을 통해 들으면 자신의 목소리만 듣게 된다. 즉 자기 욕망의 소리만 듣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무언가 다른 방식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말뿐만이 아니라 거리의 소음,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전차 소리, 끊임 없이 요동치는 바닷소리, 남편이나 아내나 친구의 목소리, 아기 울음소리까지, 모든 소리를 듣는 법을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닌가? 듣는 행위는 자신의 욕망을 개입시키지 않고 들을 때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모든 장막을 거두어내고 진정으로 들을 수는 없을까? 듣는 것은 쉽게 터득할 수 없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 기술 속에는 아름다움과 위대한 깨달음이 들어 있다. 듣는 행위는 존재의 다양한 깊이에서 이루어지지만, 우리는 언제나 선입견이나 특정한 관점을 갖고 듣는다. 있는 그대로 들을 줄을 모르는 것이다. 언제나 우리 고유의 생각, 결론, 편견들이 장막처럼 드리워져 있어 제대로 드는 것을 방해한다. 진정으로 들으려면 내면이 고요하고, 배워야 한다는 긴장감으로부터 자유로우며,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깨어 있으되 저항하지 않는 상태에 머물러야만 말 너머의 것을 들을 수 있다. 말은 어지러운 것, 그것은 단지 외부적인 소통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말의 소음 너머에서 소통하려면 깨어 있으되 저항하지 않는 상태에 머물러야 한다. 사랑하는 이들은 잘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들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우리 대부분이 단지 결과만, 목적만 이루려고 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이기고 정복하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듣지를 못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들을 줄 알아야만 말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다. <오늘을 살기 위하여>(크리슈나무르티 지음, 박윤정 옮김, 판미동 펴냄)에서 크리슈나무르티(1895~1986)=달라이 라마가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사색가'라고 칭송한 크리슈나무르티의 <오늘을 살기 위하여>는 1933년부터 1968년까지 35년간 그가 쓴 글과 강연, 대화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대목들, 삶에 대한 본질적 물음과 해답들만을 뽑아 엮은 책으로, 크리슈나무르티 가르침의 정수를 담고 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에 있는 작은 도시 만다나팔레에서 태어났다. 14세 되던 해에 그는 신의 지혜와 인간에게 잠재된 힘을 탐구하는 신지학회의 회장 애니 베산트와 함께 영국으로 가서 정식으로 영적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1911년 신지학회 `별의 교단'을 이끌면서 동서양의 사상을 겸비한 조화롭고도 특별한 사상가로 1920년대까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1925년 새로운 깨달음을 통해 1929년 스스로 교단을 해체하고 인간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떤 권위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기 인색을 통해 내면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1986년 9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 까지 그는 어떤 종파나 교리에도 얽매이지 않은 철학자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서, 전 세계의 스승으로 불리며 오직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 온갖 구속과 두려움에서 인간을 해방시켜주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작가나 과학자, 철학자, 교육자 등 나이나 배경을 불문하고 그를 찾아온 수백만의 사람들과 대담을 나누었다. 그의 가르침에 매료된 많은 사람 중에는 아인슈타인의 친구이자 이론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봄, 세계적인 신화학자 조셉 캠벨, 영국의 문호 올더스 헉슬리, `20세기 예언자' 칼릴 지브란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데이비드 봄은 크리슈나무르티의 가르침 속에서 자신의 혁신적인 물리학 이론들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였고, 조셉 캠벨은 자신의 학문을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감을 얻었다. 올더스 헉슬리는 "그의 가르침을 듣는 것은 부처의 말씀을 듣는 것과 같다. 그 힘과 본질적인 권위가 참으로 놀랍다"라며 그를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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