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모든 국가는 좋든 싫든 두 개의 길로 찢어져 있다. 국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개개인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볼셰비키도 파시스트도 되고 싶지 않다. 그 중간 길은 어디로 갔는가?"
중도(中道)는 사라지고 없다.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시기에는 중도가 실종된다. 그 시대가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정상적인 리듬이 사라진다. 개인이든 민족이든, 도약해야만 한다. 구세계와 신세계 사이를 심연이 가로막고 있다. 구세계는 무너져 가는 와중에도 버티고 있다. 전후의 경제적, 정신적 요구들이 우리를 신세계 쪽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우리는 뛰어올라야 한다. 도약하지 못하는 자는 모두 심연으로 빠질 것이다.
<지중해 기행>(니코스카잔차키스 지음, 송은경 옮김, 열린책들 펴냄)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린다. 1883년 크레타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났다. 터키의 지배하에서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전쟁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적 특이성을 체감하고 이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과 연결시킨다. 1908년 파리로 건너가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게 된다.
1907녀부터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두루 여행했다. 1917년에는 펠로폰네소스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이자 실존인물인 기오르고스 조르바와 함께 탄광사업을 했고, 1919년 베니젤로스 총리를 도와 공공복지부 장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두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견될 만큼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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