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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내가 좋아하는 바에 따라 살리라

등록 2012-03-20 10:46

무엇을 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보다 무언가를 간절하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할 가능성도 높고 훨씬 즐겁다. 예를 들면 귀농도 도시의 삶이 싫어서 선택하는 것보다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즐기고 싶어 시작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요즘 `네거티브 운동에서 포지티브 운동으로'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긍정의 힘을 잘 활용한 것이라 하겠다. 투쟁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그 안에 새로운 세상을 향한 긍정적 설계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키울 수 있는 즐기는 마음이 자라야 한다. 부조리에 반대하고 가진 자의 탐욕에 반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보시를 즐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의 폐단에 반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상생과 협동, 연대의 삶을 실천할 때 힘을 얻게 된다. 옹야편 9장에는 공자가 가난 속에 일찍 요절한 제자 안회를 찬탄하는 말이 나온다. "한 소쿠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누추하게 살아도 안회는 그 즐거움을 잃지 않았다." 자발적 가난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경우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말이 떠오른다. 가난을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가난을 편하게 받아들여 도道로써 즐기는 것이다. 요즘 말로 하면 도란 참다운 삶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즉 단순 소박한 삶을 즐기는 것이고, 소유가 아니라 존재를 즐기는 것이며, 자연과 교감하고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며 내면의 깨달음을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공자는 일부러 가난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정한 방법에 의한 부富의 추구를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부귀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고 그것을 체득한 상태를 가장 높은 인간상으로 제시했다. 다른 말로 하면 욕구의 질, 삶의 동기가 다른 것이다. 그것이 체득되었는가의 여부는 그것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로 판명할 수 있다. <논어> 술이 편에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를 구하이 옳은 것이라면 비록 마부 노릇이라도 하겠지만, 그렇지않다면 내가 좋아하는 바에 따라 살리라." 성인의 진정한 호연지기란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이남곡 지음, 휴 펴냄)에서 이남곡(68)= 전남 함평 시골에서 태어나 상경해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교사운동을 하던중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으로 4년간 옥살이를 했다. 대학 1학년 때 당시 존재했던 ‘사법고시 예비고사’에 합격했지만, 자신의 성공보다 세상 불의를 이겨내는 ‘세상의 성공’을 꿈꾸면서 일신의 영달은 남의 일이 됐다. 정토회 불교사회연구소 소장을 거쳐 경기도 화성 야마기시마을 공동체에서 8년을 산 뒤 전북 장수 산골에서 된장과 고추장을 담구고 농사를 짓고 있다. 또 논실마을학교 이사장으로 인문학에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서울에선 <논어> 모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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