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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부활한 곳은?

등록 2012-07-21 07:52

예수의 부활은 복음서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하나님이 예수를 죽은 자들로부터 다시 살렸다"는 주장은 신약성서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주제이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기독교의 탄생은 이러한 신앙 고백을 믿는 사람들의 결사체에서 시작된다. <사도행전>의 보도에 따르면, 예수의 부활을 믿는 120명의 사람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최초의 '교회'를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부활 사건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바울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선교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될 것입니다."(고린도전서 15장 14절)

신약성서에 포함된 4권의 복음서는 하나같이 예수의 부활 이야기로 끝은 맺는다. 사실 복음서의 예수이야기는 부활이라는 신앙 체험을 통해 과거의 예수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활이라는 강력한 신앙 사건이, 제자들이 예수를 `기억'하는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이다. 부활한 예수는 그를 처형한 빌라도나 예루살렘의 대사장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 나라운동에 헌신했던 제자들에게만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예수의 부활이 과학적으로 관찰 가능한 시공 속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제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예수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

슈바이처는 예수의 부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예수라는 한 젊은이가 굴러오는 역사의 바퀴를 단신으로 막아섰다. 그런데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는 그대로 굴러 이 젊은이를 압살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살해된 그의 시신에 그 바퀴가 그대로 붙어 돌아갔는데, 그것이 점점 커지고 커져서 마침내 굴러가던 바퀴를 정지시켰을 뿐 아니라, 그것을 반대 방향으로 전환시켰다."슈바이처는 예수의 부활 사건이 내포한 역사적 진실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2천 년 전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이 발단이 되어 마침내 로마 제국이 예수에 굴복하고 역사의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바이처의 평가 속에는 어떻게 이러한 역사의 전환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히브리서>는 예수의 고난과 부활 사건이 어떻게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진행형의 사건이 되고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보도한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도 자기의 피로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그러하므로 우리도 진영 밖으로 나가 그에게로 나아가서, 그가 겪으신 치욕을 짊어집시다.(히브리서 13장 12~13절)

<히브리서>는 예수가 처형당하고 70년이 흐른 뒤에 쓰인 문서이다. 그런데 지금 누가 성문 밖에 있다는 것일까? 부활한 예수가? <히브리서> 저자는 지금 로마 제국에 의해 고뭉당하고, 옥에 갇히고, 처형당하는 초기 기독교인들의 현장이 바로 성문 밖이라고 호소한다. 즉 수난의 현장이 바로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자리라고 역설하는 것이다. 부활한 그리스도를 `계속적인 현존'으로 체험하는 장소는 민중들의 고난과 연대하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인류의 영원한 고전 신약성서>(정승우 지음, 아이세움 펴냄)에서

정승우=연세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영국 셰필드 대학 성서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연합 신학대학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에서 성서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 역사인가 신화인가>가 있고, <로마 크리스천 공동체의 기원과 형성>, <왜 바울은 하나님 나라에 침묵하는가>, <역사적 예수 담론과 오리엔탈리즘 그리고 팍스 아메리카나>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서영회화와 대중 영화에 나타난 예수 이미지의 재현 방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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