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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나를찾아떠나는休] 핀드혼 일주일경험코스

등록 2012-08-30 16:24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_ 수행, 수도, 명상을 통해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각박하고 외로운 현대인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 수도, 명상,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밖에서 만 갈구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자기를 깨닫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현실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위한 생활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휴심정을 찾는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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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핀드혼 일주일경험코스인간과 신과 자연은 진실로 하나이다

당신의 빛은 만물의 형상 속에 있고모든 존재 속엔 당신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네.

영국 스코틀랜드 북쪽 끝 포레스에서 대서양을 안고 있는 핀드혼 공동체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기는 것은 생기 넘치는 꽃과 나무들이다.

1960년대 초 에일린 캐디 부부와 도로스 매클린 등 몇 명의 영성가가 사막이나 다름없는 핀드혼 만에서 일구어낸 모습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공감하고 도울 때 서로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나무와 꽃들만이 아름다운 게 아니다. 핀드혼에선 채소와 같은 농작물들이 마치 늘 환호성을 지르는 것처럼 생명력이 넘친다.

영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잠꼬대처럼 들리기 십상이지만,이들은 내면의 자아와 자연의 영과의 교감을 통해 이처럼 놀라운 기적을 일궈냈다.

핀드혼엔 200~300명의 가족들이 상주하는데, 지금은 상주자 외의 방문자들로 늘 붐빈다. 핀드혼 방문자들은 주로 오전에는 공동체 안의 여러 작업반으로 나뉘어 일하고, 오후에는 다양한 영성훈련을 하고,저녁에는 강연도 듣는다.

핀드혼에서 모든 여정이 곧 영성훈련이자 수행이며, 내면을 찾는 과정이다. 일 또한 마찬가지다. 일을 분담할 때는 이들만의 독특한 민주적인 방식이 있다. 진행자는 몇 개의 작업반을 제시하고 참가자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작업반을 택하게 한다. 반마다 정원이 있지만 무작위로 신청을 받으므로 신청자 수와 각 반의 정원이 처음부터 들어맞긴 어렵다. 진행자는 결과를 말해준 다음 다시 한 번 종이쪽지를 나눠주고 신청을 받는다. 이 과정을 서너 번 반복하면 정원과 신청자 수가 일치하게 된다. 일을 분담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의 압력이나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고, 개개인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셈이다.

방문자 센터 역할을 하는 건물에는 대형 공연장 한 곳과 작은 연습장이 여러 개 있는데 많은 이들이 그곳에서 연극연습을 하고 있었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도 한 홀에서 연극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연극이나 노래, 명상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요즘은 20여 년간 자신들의 에코빌리지 경험을 살린 생태마을 훈련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핀드혼의 대표적인 영성 프로그램은 일주일 과정인 '경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사람만도 연간 4천여 명이나 된다.

핀드혼에선 무엇보다 '교감'이 중요하다. 첫 식사 때부터 교감이 시작된다. 공동체식당에서 식사를 준비한 이들과 공동체 가족들, 방문자들이 빙 둘러서서 손을 맞잡도록 한다. 튜닝(조율)이다. 각자는 신에게 기도하기도 하고, 서로의 에너지를 느끼기도 한다. 이들이 맞잡은 손은 상대방뿐 아니라 천지 자연과 감응하는 통로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명상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모든 이가 다 함께 하는 유일한 것이 튜닝이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는 반드시 튜닝을 한다.

사람들의 원심력이 빚어내는 분위기와 맞잡은 손의 기감으로 따뜻함이 전해올 즈음 옆 사람이 손을 꾹 누른다. 이렇게 신호가 전달되면 모두 손을 놓고 식사를 시작한다. 튜닝을 통해 가슴을 교감한 때문일까. 처음 보는 사람끼리도 마주앉아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피우는 이야기꽃이 식탁에서 만개한다. 명상센터에서 참가자들이 함께 테제 송을 부를 때도, 함께 "옴~"과 같은 구음을 집단적으로 낼 때에도 태초로 함께 회귀하는 듯한 화음이 조성된다. 핀드혼의 영성이 풍겨나는 주디스의 진행으로 시작된 '마음 나누기' 시간. 한 남자 참가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남자들은 요리를 하기 싫어하거든요."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주디스가 '남자들은'이라고 하지 말고 '나는'이라고 하라고 지적했다. 자기의 생각을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이나 진리인 양 얘기하는 습관에 가하는 일침이었다. 참가자들은 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우리'라는 주어도 거두고 자신을 드러냈다.

자신을 좀 더 명쾌히 드러냄으로써 벽을 허문 이들은 이제 자연과의 벽을 넘는 차례. 밖으로 나간다.

"자연은 어디에 있나요?"

안내자 브루노의 물음에 참가자들은 하늘 혹은 땅, 혹은 가슴을 가리킨다.

"자연은 어디에나 있지요. 그러므로 언제 어디서든 자연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무나 꽃들과 대화해보세요. 순수하고 동심어린 아이들처럼 몸과 마음을 활짝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세요."

어우러져 춤을 추며 활기를 찾았을 때 술래잡기 놀이가 벌어졌다. 술래가 도망치는 참가자들을 쫓아다니며 베개를 건네면 술래가 되는 것. 그러나 두 사람이 껴안고 있는 3초 동안은 베개를 줄 수 없다. 따라서 사람과 껴안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늘 술래가 되기 마련이었다. 포옹들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이 인상 깊게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그룹발견 프로그램’이다. 서로 짝을 지어 상처받아 웅크리고 있는 상대방을 부드러운 마사지와 가벼운 접촉으로 풀어주는 게임이다.

일요일이면 큰 창문으로 바다물결이 넘실대는 민튼하우스로 핀드혼 가족들이 몰려든다. 이들과 손을 잡았을 때 수피수행자들이 불렀다는 <신은 누구인가ㆍ후 알라>의 화음이 어우러졌다.

눈앞에선 상대의 검은 눈동자를 깊이 응시해 그 안에 깃든 내 모습을 바라보며, 서로의 손으로 상대의 가슴을 맞대고 에너지를 교감할 때, 참가자들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Thy light is all forms Thy love is in all beings Thy light is all formsThy love is in all beingsWho Allah, Who AllahWho Allah, Who AllahWho Allah, Who AllahWho

당신의 빛은 만물의 형상 속에 있고 모든 존재 속엔 당신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네 당신의 빛은 만물의 형상 속에 있고 모든 존재 속엔 당신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네 신은 누구인가 신은 누구인가 신은 누구인가누구인가

조현 기자 cho@hani.co.kr

[이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한겨레출판 펴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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