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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좋은글

내 마음이 지옥일때

등록 2017-04-05 18:41

괜히 견디지 마세요

<꿈꾸는 당신> 마종기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 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밤새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 사람이 너무 많이 생각나더군요. 그렇게 길고 시고 매운 세월을 어떻게 견뎠을까. 당신, 참 대단하세요. 하지만 이제부턴 괜히 견디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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