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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장성택 처형 권력 투쟁 아닌 석탄 이권 갈등 때문”

등록 2013-12-23 19:44수정 2013-12-23 23:29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오른쪽 둘째)이 23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오른쪽 둘째)이 23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정원장, 국회 정보위 보고

“김정은 권력 장악 문제 없어
측근·김정남 망명설은 낭설
장 끌려나간 장면 연출된 것
김경희 건강 문제 없지만 공개 활동 자제“
북한의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은 ‘권력투쟁’이 아니라 ‘석탄이권’을 둘러싼 갈등 끝에 처형된 것이라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내부 권력투쟁이 아니어서 외견상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장악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23일 오전 남재준 국정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밝혔다. 보고에서 남 원장은 “장성택이 당 행정부 54부를 중심으로 알짜사업의 이권에 개입하면서 다른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다. 관련 비리가 김정은한테도 보고됐고 장성택에 대한 (김정은의) 불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이권’이 “주로 석탄에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행정부 54부’는 북한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기구 또는 인민군에 석탄과 피복 등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남 원장은 “장성택 숙청은 기관간 이권 갈등 및 장성택 측근의 월권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김정은이 이권개입 시정지시를 했으나, 거부되자 ‘유일 영도체제 위배’로 결론 내려 숙청했다”고 설명했다. 남 원장은 또 “북한은 54부 무역상사 등으로 검열범위를 확대하고 장성택 연계비리를 집중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택 흔적지우기’와 추가 숙청 가능성을 열어둔 분석이다. 장 전 부장의 아내이며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의 거취에 대해선 “건강 등 동향에는 문제가 없지만 공개활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숙청에 따른 권력재편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제1비서 중심의 권력체제에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했다. 남 원장은 “‘면종복배’로 권력 난맥상과 민심이반이 심화하면 내부분열이 가속화할 소지가 있다”면서도, 국내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장성택 측근 망명설·김정은 이복형인 김정남 망명설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닌 낭설”이라고 못박았다. 국정원은 또 지난 8일 조선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 전 부장의 출당·제명이 결정된 뒤 인민보안원에 끌려나가는 장면은 ‘연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남 원장은 “장 전 부장은 11월 중순 구금됐다 12월8일 출당 제명조치되고, 12월12일에 사형됐다. 먼저 구금된 상태에서 (회의장에) 끌려나왔다가 다시 끌려나간 것으로, 유일체제 안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였다”고 보고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는 이날 내년도 국정원 예산심사를 마무리하면서 국내파트를 담당하는 2차장 산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삭감분을 대북정보 수집(3차장)·산업스파이 적발(1차장) 예산으로 돌려 추가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정 의원은 “국정원 예산 총액은 그대로 두되 국내정치 개입 의혹·논란이 있는 2차장 소관 예산은 대폭 삭감하고, 이를 첨단장비 구입과 대북정보 활동·산업스파이 색출 예산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정보위는 국가정보원개혁특위에서 국정원 조직개편을 결정할 경우 내년 국정원 예산을 다시 조정하기로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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