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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황태자·소통령·홍삼트리오·건평씨·만사형통…

등록 2014-12-15 20:33수정 2014-12-16 18:17

왼쪽부터 김현철 씨, 김홍업 씨, 노건평 씨, 이상득 씨
왼쪽부터 김현철 씨, 김홍업 씨, 노건평 씨, 이상득 씨
정권마다 대통령 친인척 말썽
“박지만 부부를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 역대 정권의 친인척 비리를 많이 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실제 박 대통령의 지적처럼, 최고권력자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거나 국정에 개입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정권마다 반복됐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6공화국 시절에는 사조직 ‘월계수회’를 이끌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사촌 박철언 전 의원이 ‘황태자’로 불리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정권이 바뀐 뒤 청산 대상으로 지목됐고, 1994년 슬롯머신업자 정덕진씨한테서 6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문민정부’에선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김영삼 대통령의 둘째 아들 김현철씨가 인사 등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소통령’으로 불렸다. 그는 1997년 두양그룹 등으로부터 정치자금, 청탁 대가로 66억원을 받고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김 전 대통령이 여론에 떠밀려 눈물을 머금고 아들의 구속을 어쩌지 못한 것은 정치권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김대중 정부에서도 아들들이 문제였다. 정권 말기 ‘홍삼 트리오’로 불린 세 아들(홍일·홍업·홍걸) 중 홍업·홍걸씨가 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결국 유죄가 확정됐다. 둘째 아들 김홍업씨는 2002년 ‘이용호 로비 사건’과 관련해 여러 기업에서 이권 청탁 대가 등으로 47억원을 받은 혐의로, 셋째 아들 김홍걸씨는 같은 해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3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장남 김홍일씨는 정권이 바뀐 뒤인 2003년 나라종금 사건 재수사 때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의 알선수재)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때 ‘봉하대군’으로 불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는 정권 교체 뒤, 세종증권 인수 청탁 대가로 세종캐피탈 사장한테서 29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6월이 확정됐다. 노건평씨 수사는 결국 아들, 딸 등 일가족 문제로 번져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 결과로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도 형인 이상득 의원이 정권의 최고 실세로 군림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함께 정권을 좌지우지한 이 전 의원을 두고 ‘만사형통’(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이라는 말이 따라다니기도 했다. 이 의원은 동생의 임기 말인 2012년 한 저축은행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2월을 살고 풀려났다. 또 박 차관도 검찰 수사를 피해 가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16일 새벽 1시5분께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해 10시간30분 동안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16일 새벽 1시5분께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해 10시간30분 동안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정부 들어선 개인비리 혐의가 아닌 ‘권력 암투’가 일찌감치 수면 위로 떠오르며 대통령의 동생이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특히 역대 정권과 달리 대통령의 형제들인 박지만·박근령씨보다는 당선 이전부터 대통령을 ‘모신’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씨 등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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