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사료를 먹은 반려견이 병원에 덜 방문하고 약물도 적게 복용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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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완전채식을 하는 ‘비견’이 수의사를 방문하는 횟수가 적고 약물을 덜 복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윈체스터대 보건학부, 호주 그리피스대 환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이 반려견 2500마리의 1년 간 식단을 조사한 결과, 채식 위주 식단이 개들의 건강에 안전하고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공공도서관이 내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4월13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반려견을 키우는 2563명 보호자에게 1년 간 식사와 건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육류 위주의 잡식 식단(54%)을 급여했고, 33%는 생식을 하고 있었다. 비건 식단을 하고 있는 개는 13%였다. 연구진들은 개들의 병원 방문 횟수, 수의사 진단 결과 등 건강에 대한 7가지 지표와 개들에게서 흔히 발병하는 22가지 질병에 대한 유병률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잡식 식단을 한 개들의 17%가 1년간 4번 이상 병원에 방문한 반면, 채식 식단을 한 개들은 9%만 수의사를 찾았고, 생식을 한 개는 8%에 머물렀다. 건강 장애를 겪었다고 보고한 개의 비율은 잡식 식단이 49%, 생식이 43%, 채식이 36%였다.
식이별 개들의 병원 방문 횟수. 플로스 원 제공
연구진은 생식을 한 개들이 채식을 한 개들보다 건강상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보였는데, 이는 생식을 한 개들의 연령이 다른 그룹보다 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들의 생식은 앞선 여러 연구에서 병원성 박테리아와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입증됐다며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논문 주저자인 영국 윈체스터 대학 앤드류 나이트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개들의 체중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나이트 교수는 “개들에게 가장 흔한 건강 문제 중 하나가 과체중과 비만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육류 위주 식단은 더 많은 칼로리를 포함하고 있다. 사람 또한 고기와 유제품의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상 위험을 앓고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어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동물의 사료에 사람이 먹기 적합하지 않은 고기들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발견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트 교수는 “우리 연구의 주요 한계는 연구시설에서 특정한 음식만을 일정하게 급여한 실험군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범한 가정에서 실제 개들이 무엇을 먹었는지를 바탕으로 그들의 건강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앤드류 나이트 박사는 연구 결과가 개들의 비만, 과체중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수의학협회 저스틴 쇼튼 회장은 “현재 반려견 채식 사료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고 이 논문은 채식 식단에 대한 이점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들이 완전채식을 했을 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개의 식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반려견 채식 사료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2020년 전세계적으로 약 9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의 완전채식 반려동물 사료가 판매되었고, 국내서도 로얄캐닌, 내츄럴발란스, 드림펫푸드 등에서 식물성 단백질 사료나 채식 사료를 판매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