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한 시내 급식소에서 살해된 4~5개월령 길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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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4~5개월 새끼 고양이를 초등학교 인근 급식소에 목 매달아 놓았던 학대범이 사건 발생 9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포항 북부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ㄱ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지역 주변 시시티브이(CCTV), 차량 블랙박스 등을 근거로 탐문 수사를 벌여 신원을 특정하고 29일 오후 1시쯤 ㄱ씨를 긴급 체포했다.
피의자는 지난 21일 오후 포항시 북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파괴하고,
새끼 고양이의 사체를 목 매달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현장에 포항시 안내문을 사칭한 ‘길고양이 먹이 급여 금지’ 경고문도 부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체로 발견된 고양이는 평소 지역 주민이 먹이를 주던 ‘홍시’라는 고양이로, 4~5개월 된 어린 고양이다. 당시 홍시는 노끈에 목이 묶인 채 급식소 위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다. 이 현장을 하굣길 골목을 지나던 초등학생이 발견해 112에 신고하면 사건이 접수됐다.
포항 북부경찰서는 “피의자는 포항시 북구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범행 장소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살고 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지금 입을 다물고 있어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포항에서 벌어진 다른 길고양이 학대 사건과의 연관성도 함께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시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 인터넷에서는 해당 사건이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살인사건과 수법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홍시 살해사건을 고발한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찰의 적극적인 초동 대처가 빠른 검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카라 최민경 정책행동팀장은 “평소 동물학대 사건이 일어나면 수사기관이 제대로 증거 수집을 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선례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과학수사대까지 출동해 사체를 수거하고, 영상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 적극적인 수사가 검거까지 이어진 고무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초등학생들의 등하교길에서 벌어진 사건인만큼 신속한 대처가 학생들의 안전에도 도움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