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난 크리스마스 트리는 고양이의 호기심과 수직운동 본능을 일깨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주인님’ 눈에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떻게 보일까. 거대한 장난감 혹은 새로 등장한 캣 타워처럼 보일까. 해외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고양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올라가거나 장식에 매달린 사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연 고양이로부터 트리를 지키고(?) 트리로부터 고양이를 안전하게 돌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외 반려동물매체 ‘더 도도’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고양이와 트리 모두에게 안전한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제일 중요한 것은 트리가 고양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전나무, 가문비나무와 같은 실제 나무를 설치할 땐 뾰족한 나뭇잎이 고양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고양이 행동전문가 잭슨 갤럭시는 “연말 분위기를 깨고 싶진 않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실제 나무를 설치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서 “침엽수가 고양이에게 직접 독성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잎을 삼키게 되면 쉽게 소화 되지 않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도도’에 말했다.
또한 트리 아래에 물그릇을 놓게 되면 트리에서 나오는 각종 독성 물질이 섞여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실제 트리를 설치했다면 물그릇은 꼭 뚜껑으로 닫아두라고 조언했다.
인공 트리를 설치할 경우 나무를 받침대에 제대로 고정하고, 전선들은 고양이가 씹지 않도록 안 보이게 감추는 것이 좋다. 픽사베이
인공 트리 또한 조심할 것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트리를 제대로 고정하는 것이다. 미국 동물응급의료회사 블루펄의 수의사 폴 커닝햄은은 “고양이가 점프하거나 위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을 지녔다면 나무를 받침대에 확실히 묶어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각종 트리에 설치된 전선과 케이블은 고양이가 씹지 않도록 안보이게 덮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양이가 싫어하는 감귤향(시트러스)을 나무 주변에 뿌려두는 것도 고양이의 접근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아예 트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아래쪽에 그물을 설치하거나 고양이가 수직운동을 할 수 있는 다른 캣 타워나 은신처 등을 미리 마련해주는 방법도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가족 모임이나 파티가 많은 만큼 먹거리도 유의해야 한다. 권혁호 수의사는 ‘애니멀피플’에 “우리나라의 경우 설날, 추석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특히 동물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잦다. 크리스마스에는 닭뼈나 곶감 씨앗 등을 유의해야 하고, 특히 겨울철 뜨개질 실 등을 삼키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