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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깊이 오래 못 자는 개…치매 다가서는 중일 수도

등록 2023-05-01 11:25수정 2023-05-09 15:11

[애니멀피플]
사람 치매 환자처럼 수면 짧고 잠들기도 어려워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령견은 사람처럼 수면 장애를 겪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픽사베이
인지 기능이 떨어진 노령견은 사람처럼 수면 장애를 겪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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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개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방석 위에서 보내며 잠자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개는 오히려 건강한 개보다 전반적으로 수면 시간이 짧고 잠들기 어려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타샤 올비 등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연구자들은 노령견의 뇌파 수치가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10~16살 사이 개들의 수면 중 뇌파를 검사했다. 연구진은 암컷 17마리와 수컷 11마리 등 총 28마리의 노령견을 대상으로 개가 잠든 오후 2시간 동안의 뇌파를 기록했다.

수면 연구에 앞서 이들은 개들의 문제 해결, 기억력 및 주의력 과제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보호자들에게는 ‘반려견 치매 척도 설문지(canine dementia scale, CADES)’를 작성하도록 해 인지 기능저하 점수를 매겼다.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치매 점수가 높은 개일수록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수면 시간도 짧았다. 또한 연구진은 기억력 과제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개일수록 렘(REM)수면이 얕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은 지난달 28일 수의과학저널 ‘프론티어스’에 실렸다.

치매를 앓는 환자가 불면증을 앓거나 수면 중 배회하는 등 수면 장애를 경험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치매 환자에게서는 깊은 수면 중 발생하는 느린 뇌파의 감소가 관찰되는데, 이러한 뇌파가 우리가 잠든 사이 기억을 통합하고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패턴이 개에게서도 발견된 것이다.

뇌파 검사 장치를 부착한 실험 참가견 ‘우퍼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제공
뇌파 검사 장치를 부착한 실험 참가견 ‘우퍼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제공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뇌는 각성, 졸음, 비렘수면(NREM), 렘수면(REM) 등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 잠에 빠져들고 나서는 비렘수면과 렘수면의 단계를 오가다 깨어나게 되는데 깊은 잠에 빠졌을 때를 비렘수면, 얕은 잠에 들었을 때를 렘수면 단계라고 한다. 이런 수면 시간에 뇌는 낮 동안의 피로를 회복하는데 비렘수면에서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에 관여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비롯한 독소를 제거하고, 렘수면에서는 기억을 통합하고 유지한다.

논문의 제1저자인 알레한드라 몬디노 박사후 연구원은 “실험에 참가한 20마리 개들은 인지 장애를 겪고 있었고 이 중 8마리는 중증으로 나타났다. 수면 장애는 인지 장애의 일부로, 수면이 짧아진 것 외에도 뇌파를 보면 수면 중 뇌 활동이 각성 상태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잠을 자고 있어도 뇌는 실제로 잠들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노령견을 조기에 진단하고 사람의 치매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저자인 나타샤 올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개의 뇌파 신호가 인지 기능 장애를 나타내는 유용한 지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노령견의 조기 진단뿐 아니라 개를 대상으로 한 치료 실험이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용 논문: DOI: 10.3389/fvets.2023.1151266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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