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장례식장의 한 모습. 오계옥 씨네21 기자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잃고 깊은 상실감과 우울, 분노와 자책 등의 감정에 빠지는 것을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펫로스 증후군의 심각성은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잃었을 때 슬퍼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최근 출간된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아시아 펴냄)의 저자 켄 돌란 델 베치오와 낸시 색스턴 로페즈가 전하는 펫로스 증후군의 증상과 극복법을 정리했다.
① 이 정도 슬픔과 고통 정상인가요?
반려동물들의 수명은 길어야 15~20년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언젠가 이별의 순간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다는 건,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반겨주던 친구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동물을…’의 저자들은 이들을 “우리의 가장 숨겨진 욕망을 들었고, 우리의 최고·최악의 순간을 보았으며, 그 모든 시간 내내 우리를 사랑했던“ 존재였다고 표현한다. 반려동물과 반려인 사이에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의 깊은 신뢰가 형성되므로 이 관계가 깨졌을 때의 충격은 상당하다.
그러므로 감각과 사고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시간이 멈춘 것 같고, 반려동물이 떠나던 순간만이 자꾸만 슬로우 모션처럼 눈앞에 흘러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수면과 섭식이 엉망이 되고 그로 인해 두통과 복통 등이 뒤따르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외출을 하는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면 감정이 정상의 범주를 넘어선 것은 아니다.
② 상심을 나눌 사람을 현명하게 선택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었다 할지라도 이 상실감을 충분히 공감할 사람이 주변에 많지는 않다. “동물 한 마리일 뿐인데, 빨리 잊어요. 다른 동물을 한 마리 들이는 건 어때요?”라고 위로하는 사람보다는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을 찬찬히 찾을 필요가 있다. 저자들은 오히려 SNS 등 온라인 상의 지지가 더 위로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③ 일상의 변화를 시도해보라
익숙한 일과표를 반복하는 것은 늘 함께 있었던 반려동물의 부재를 강조할 수도 있다.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글쓰기나 일기 쓰기 같은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연과 가까운 곳을 여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자들은 자연 속에서는 삶과 죽음이라는 순환에 감싸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변화가 오히려 슬픔을 강화하는 경우라면, 마음이 다독여질 때까지 스스로 시간을 조절할 필요도 있다.
④ 아이들에게는 슬픔을 있는 그대로 말할 것
반려동물의 죽음이라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은 아이들은 퇴보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다. 갑자기 아기처럼 손가락을 빨거나 유아어를 쓰거나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식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일시적인 퇴행은 괴로움의 징후이긴 하지만 정상적 범주에 속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죽음을 숨기며 오히려 불필요한 공상과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