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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개농장주 ‘광화문 집회’ 그 이후

등록 2017-09-27 11:11수정 2018-05-17 11:29

[애니멀피플] 동물뉴스룸 토크
대한육견협회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정치인과 기관의 팻말을 들고 끌고 가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겨레’ 팻말도 있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한육견협회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정치인과 기관의 팻말을 들고 끌고 가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겨레’ 팻말도 있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 22일 낮, 광화문에서는 개농장주들의 모임인 대한육견협회가 ‘개고기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철창에 갇힌 개 9마리도 화물차를 타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이날 ‘애니멀피플’(애피)는 이례적으로 기자 2명과 인턴기자 2명을 파견했다. 지면 및 온라인에 기사·영상 15건을 쏟아냈다. 국내 언론이 이 사안에 이렇게 많은 취재인력을 투입한 적은 없다.

하지만 집회 취재 이후 애피는 욕을 먹고 있다. 개농장주들의 의견을 편파적으로 반영한 기사였다는 것이다. 물론 개농장주들한테도 계속 욕을 먹어왔다. 동물보호단체의 대변인이라고. 당시 시위에서는 한겨레를 타깃으로 쓴 팻말도 등장했다. 엇갈리는 주장의 중심에는 국내 최초의 개고기 탐사보도물 ‘대한민국 개고기 보고서’가 있다. 담당 기자인 최우리 기자를 27일 동물뉴스룸 토크에 초대했다.

-그동안 한국 언론에서 개농장주들의 삶이나 생각에 대해 들여다 본 기사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들도 소외됐던 것 같다.

“그 분들이 언론 인터뷰를 안한 것도 있지만, 언론이 적극적으로 나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적도 없었다.”

-‘대한민국 개고기 보고서’가 3회째다. 개농장주들한테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가증스럽다’는 문자도 받았다. 인터뷰하게 해달래 해놓고 기사로 사람 죽인다는 말이었다. 슬프고 아팠다.”

-지난 금요일 ‘개고기 합법화’ 집회 현장에서 기자들이 취재하느라 고생했다고?

“‘항생제 개고기’ 단독보도를 했으니까. 집회 때 누군가 단상 위에서 ‘왜곡 보도한 한겨레 기자 나오라’고 소리질렀다. 육견단체 집행부에 반강제로 명함을 드린 후로는 발가벗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명함을 드린 후 취재가 잘됐다.”

-반대로 ‘동빠’(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한테도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기레기’ 등 욕설 담긴 메일이 15통 정도 왔다. 일일이 기획 취지를 설명하며 답변 드리는데 울컥하더라. 나도 어디가면 동빠라고 불릴 법한 기자인데. 메일 쓰면서 나 싫어졌다는 사람에게 그러지 말라고 애걸하는 기분이더라. 그래도 ‘오해해서 미안하다. 잘 읽어보겠다’라고 답장 받았다. 한 통.”

-개고기 먹어봤나?

“엄마가 좋아하셔서 초등학생 때 먹어봤다. 머리 커지곤 안 먹었다.”

-‘대한민국 개고기 보고서’는 언제까지 할 건가? 개고기 문제는 풀 수 있다고 보나?

“데스크가 내년도 복날까지 하라고 해서 그러려고 한다. 소통한다면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거다.”

우리는 뭐든지 인간-동물로 나누어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진보, 보수, 동빠, 비동빠 모두 다. 근데, 이런 이분법이 잘못 됐다는 반성이 최근에 나오고 있다. 왜냐고? 인간도 동물이니까. 애초 인간-동물이 잘못된 분류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동물을 ‘비인간동물’(nonhuman animal)이라고 부른다. 동물을 위한 매체 ‘애피’도 마찬가지다.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 모든 동물들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꾼다.

애피는 구석구석 탐구하고 고민하고 말을 건네려고 한다. 개고기 문제에 관한 한 처음 탐사선에 올랐다.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잘못 가고 있다고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남종영 애니멀피플 편집장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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