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적이고 불안한 성격의 소유자가 차분한 사람보다 개에 잘 물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개에 잘 물리는 것과 그 사람의 성격은 관련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남성은 여성보다 개에 자주 물리며, 익숙한 개보다 낯선 개에 물리는 일이 많았다.
캐리 웨스트가스 영국 리버풀대 공중보건학자 등은 잉글랜드의 한 소도시에서 385가구 694명을 대상으로 개물림에 관한 조사를 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일 발간된 과학저널 ‘역학 및 공중위생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연구자들은 조사 대상자에게 성격유형검사(TIPI)를 시행해 개에 물리는 것과 그 사람의 성격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불안하고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의 사람이 개에 잘 물리는 반면 조용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덜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결과는 인과관계를 말해 주는 것은 아니며, 사회경제적 배경도 작용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신경질적이고 불안한 성격의 소유자는 그런 개를 키우게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남성이 여성보다 1.6배 많이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성격 차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으르렁거리는 개. 찰스 다윈의 ‘성격 표현’에 나오는 삽화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응답자들은 넷에 한 명꼴로 평생 개에 물린 적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개를 여러 마리 기르는 사람은 개를 기르지 않는 사람에 견줘 물릴 확률이 3배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개물림 건수는 인구 10만명당 연간 1873건으로 기존에 알려진 개물림 통계보다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영국 전체의 개물림은 인구 10만명당 740건이다. 이는 병원 치료를 받는 개물림만 통계에 잡혀 실제 벌어지는 사례를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병원에서 집계되지 않는 개물림 사고가 많아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 타티아나 사파테이로/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개에 물리는 심각한 사고는 드물지만, 사소한 개물림도 피해자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개에 물리는 실제 건수는 병원 치료를 받는 건수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개물림 사고는 2016년 101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arri Westgarth et al, How many people have been bitten by dogs? A cross-sectional survey of prevalence, incidence and factors associated with dog bites in a UK community,
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http://dx.doi.org/10.1136/jech-2017-20933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