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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냥이 손주 재롱에 푹 빠졌어요”

등록 2018-03-22 11:26수정 2018-03-22 13:50

[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 (20) 황순원 씨의 ‘냥이 손녀’ 이누와 싯포
싯포(왼쪽)와 이누. 성격이 대조되는 자매이다.
싯포(왼쪽)와 이누. 성격이 대조되는 자매이다.
아이들이 커서 집을 떠나면 빈방이 더 허전해 보인다. 그렇다고 후딱 결혼해 손주를 안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환경전문가 황순원(59)씨는 요즘 퇴근길 발걸음이 가볍다. 귀여운 ‘손녀딸’ 이누와 싯포가 현관 앞에 오도카니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처음 키우나요?

“캐나다에서 유학할 때 ‘푸르디’라는 노르웨이 숲고양이를 길렀어요. 힘겨운 늦깎이 공부에 활력소였죠. 귀국할 때 데려왔는데 2015년에 그만 하늘나라로 갔어요.”

-안됐군요.

“고양이 없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마침 고양이 카페에서 대구의 어느 캣맘이 야산에서 발견한 새끼 고양이 자매의 입양을 원한다는 소식을 봤죠. 한 돌도 안 된 아이들이었어요.”

처음 입양했을 때의 이누(왼쪽)와 싯포. 한 돌이 안 된 어린 고양이다.
처음 입양했을 때의 이누(왼쪽)와 싯포. 한 돌이 안 된 어린 고양이다.
-이름이 특이해요.

“일본 만화 ‘이누야샤’에 나오는 캐릭터예요. 이누는 개, 싯포는 여우 요정이죠. 근데 한 배에서 낳았지만 둘의 성격이 판이해요.”

-이누가 ‘개냥이’인가요.

“반대예요. 옅은 갈색의 싯포는 안기는 걸 너무 좋아하는 개냥이죠. 여우 같기도 한가요? 간식 달라고 조르고, 줄 때까지 쉬지 않고 울어요. 짙은 갈색 털의 이누는 온화하고 의젓한 편이죠. 그런데 싯포한테 좀 밀려요. 먹이를 주면 싯포는 제 것 다 먹고 이누 것을 탐내죠.”

이누는 활달하진 않지만 속이 깊다.
이누는 활달하진 않지만 속이 깊다.
-둘이 싸우진 않나요.

“후다닥 거리고 싸우기도 하지만 다정하게 지내는 경우가 더 많죠. 서로 털을 핥아주고 숨바꼭질하면서 놀고… 한 마리가 아닌 자매를 한꺼번에 들이길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낮 동안엔 고양이가 집을 지키겠네요.

“남편은 도시농부라 낮에는 농사지으러 가니 빈 아파트에서 둘이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요. 싯포는 특히 남편을 따르죠. 발밑에서 자고 아침에는 골골거리며 따라다니고.”

남편 안병덕씨의 품에 안긴 싯포의 행복한 모습.
남편 안병덕씨의 품에 안긴 싯포의 행복한 모습.
-남편이 좋아하겠어요.

“귀여워 죽죠. 품에 안긴 싯포를 쓰다듬으며 ‘내가 지금 손주를 안을 때인데…’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해요.”

-식구를 알아보나요.

“현관문의 전자키 소리를 들으면 둘이 앞다퉈 현관으로 달려가요. 문앞에 나란히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

-아직 두 살이니 큰 사고는 안 쳤겠죠?

“예방주사 맞히러 가다가 싯포가 놀랐는지 펄쩍 뛰어 도망가 찾아온 적이 있어요. 길고양이 출신이면서 밖에 나가는 걸 무서워해요. 사고라고 하긴 그렇지만 소파를 죄 뜯어놓아서 나무로 바꿀 예정이에요.”

손주가 아니면 어떠랴. 이누와 싯포를 안고 있는 안병덕·황순원 부부는 행복하다.
손주가 아니면 어떠랴. 이누와 싯포를 안고 있는 안병덕·황순원 부부는 행복하다.
-꼭 아이 기르는 것 같네요.

“그래요. 방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장롱 위에 올라가 그 높은 데서 무작정 뛰어내리고… 이 아이들이 없었으면 외로웠을 거예요.”

글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황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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