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태어난 반려견일수록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잔디밭을 뛰고 있는 반려견.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여름철 태어난 반려견이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매리 레지나 볼란드 조교수 등 연구팀은 7월에 태어난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47%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혈관질환에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다면서, 대기오염과 같은 요인들이 여름철 출생 반려견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유전적 요인을 배제한 것으로,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50종 이상 12만9778마리의 반려견 정보를 분석했다. 유전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여름철 심혈관질환에 걸린 반려견은 노퍽 테리어, 버거 피카르, 잉글리시 토이 스패니얼, 보더 테리어, 허배너스 등이었다. 리트리버와 포인터, 불독, 도베르만, 퍼그, 치와와 등의 심혈관질환 비율은 50% 미만이었다. 하운드와 콜리 등은 2%에 가까웠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은 7월 출생 반려견은 47%, 8월 출생 반려견은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품종에 따른 유전적 원인이 아닌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심혈관질환은 출생 시기에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볼란드는 “반려견의 심장 시스템이 사람의 것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런 연구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거주하고 동일한 조건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람과 반려견 모두 계절적 위험 요인에 함께 노출돼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3개국 1050만 명을 대상으로 이전에 진행했던 보건자료 검토 연구에서는 임신 첫 3주 동안 여름철 대기오염에 노출된 태아가 출생 후 성인이 됐을 때 심장박동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다른 성인에 비해 9% 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볼란드는 “이번 연구와 지난번 연구 결과를 함께 검토해 보면 미세한 공기 입자에 노출된 태아가 나중에 심혈관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미국 뉴욕시 거주 환자 175만 명이 걸린 1688개 질병 가운데 55개 질병은 통계적으로 태어난 날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계절별로 10월부터 12월까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비롯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