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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반려동물 장수시대…“보양식 줬다가 뚱멍이 된다”

등록 2018-05-28 18:27수정 2018-05-29 13:39

[애니멀피플] 수의영양학 권위자 이베타 베크바로바 인터뷰
“반려동물 노령화는 전 세계적 추세
생애주기 맞는 영양 공급 필요해
보충제 줄 때도 전체 칼로리 고려해야”
우리는 언제나 반려견을 ‘아이’ 취급하지만, 7살만 넘으면 그들의 생애주기에서 이미 중장년을 넘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우리는 언제나 반려견을 ‘아이’ 취급하지만, 7살만 넘으면 그들의 생애주기에서 이미 중장년을 넘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노령화 시대다. 인간뿐 아니라 개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인간도 늙은 동물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수의영양학 분야의 권위자인 이베타 베크바로바 박사가 방한해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베크바로바는 이날 “반려동물의 노령화는 세계적 현상”이라며 “보호자들이 노령화의 징후를 잘 찾아내 초기에 적절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크바로바는 미국수의영양학회(ACVN) 회장을 역임했고, 세계적 반려동물 사료 전문업체 ‘힐스펫 뉴트리션’ 유럽의 영양학 담당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자리는 힐스펫 뉴트리션의 한국 법인인 힐스코리아가 노령견 맞춤형 사료인 ‘어덜트 에이지 디파잉 11+'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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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수명 길어졌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은 7살부터 늙는다. 베크바로바는 “개의 한 살은 사람 기준으로 10대, 두 살은 20대”라며 “중장년인 7살은 생애주기에서 변곡점이 되고, 보통 11살에 노령견이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함께 간담회 자리에 나온 에코 샌드버그 힐스아시아 마케팅 매니저는 “소형견은 비교적 노화가 늦게 오지만, 대형견에 견줘 수명이 길어 노령화에 따른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의영양학 분야의 권위자인 이베타 베크바로바 박사(왼쪽)와 에코 샌드버그 힐스아시아 마케팅 매니저가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노령 동물의 건강 관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종영 기자
수의영양학 분야의 권위자인 이베타 베크바로바 박사(왼쪽)와 에코 샌드버그 힐스아시아 마케팅 매니저가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노령 동물의 건강 관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종영 기자
한국펫사료협회가 2017년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얻은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양육 중인 개의 평균 나이는 5.7살이었다. 8~9살 8.1%, 10살 이상도 17.3%에 이르러, 적지 않은 사람들이 늙어가는 개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기르는 품종도 몰티즈, 시추, 푸들 등 수명이 긴 소형견이 80%를 넘어, 노령견 관리가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이의 평균 나이는 4살이었으며, 10살 이상은 4.9%였다.

베크바로바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수명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개의 경우 품종 변수를 제거하면, 평균 수명은 약 13살이다. 고양이는 12.1살이다. 개보다 고양이가 빨리 죽는 이유는 “교통사고 등을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반려동물 수명에 대한 과거 자료가 쌓인 게 없어 정확히 비교할 수 없지만, 현대의 반려동물이 더 오래 사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의 수의사들의 노령견 진료시간이 늘어나는 등 관련 조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의 노화 징후
① 방향감각에 혼란을 느낀다
② 가족과 상호작용이 감소한다
③ 밤잠 안 자는 ‘올빼미’가 된다
④ 안 하던 똥오줌 실수를 한다
⑤ 전체적인 활동력이 떨어진다

베크바로바는 보호자가 반려견 노령화의 징후를 즉각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다섯 가지를 들었다. 첫째, 방향감각에 혼란을 느끼는지 살펴본다. 집안에서 헤매거나 엉뚱한 문을 긁으며 나가겠다고 하는 행동이 대표적이다. 둘째, 보호자와 상호작용이 줄거나 위축되지 않았나 본다. 셋째, 수면 주기가 변화됐는지 본다. 종일 자다가 정작 밤에 깨어 낑낑대고 짖으면 노령화의 신호다. 넷째, 배변 실수가 발생하는지 본다. 잘하던 아이가 자꾸 실수하면 위험 신호다. 다섯째, 활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살펴본다.

물론 이런 현상들이 노령화의 징후가 아니라 질병에서 온 것일 수도 있다. 베크바로바는 “개가 늙으면 청력과 후각능력, 심장기능이 떨어진다. 건강하게 늙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것일 수 있으므로, 안 하던 행동을 할 경우 수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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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 맞는 영양공급 필요하다

멍냥이가 건강하게 늙는 방법은 적당한 운동과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베크바로바는 “사람 갓난아이에게 스테이크를 주지 않듯이, 노령견에게 강아지 먹이를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노령견과 노령묘는 영양분이 과잉 공급됐을 때 감당하기 힘들고 지방 연소 능력도 떨어져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에는 사료와 더불어 영양제 등 보충제를 주기도 하는데, 전체 칼로리를 고려해 공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날고기를 준다거나 집에서 직접 먹이를 만들어 주는 최근의 경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날고기는 도축·유통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이 있고, 항상 집에서 조리를 해주면 영양 균형 공급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사료를 통해 ‘올인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는 “오메가-6 지방산과 항산화제 등을 사료에 넣어 전체 칼로리를 맞춰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베크바로바는 이날 오후 반려견, 반려묘 보호자를 대상으로 노령 반려동물을 위한 강좌를 진행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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