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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반려견 육아에도 돌봄 보조가 필요해요”

등록 2018-05-31 14:50수정 2018-05-31 15:47

[애니멀피플] 정나래 ‘도그메이트’ 공동 창립자 인터뷰
반려인이 맡기는 위탁 서비스, 직접 찾아가는 방문 돌봄까지
펫시터 중개서비스는 반려동물 시장 판도를 바꿀까?
‘도그메이트’ 공동 창립자인 이하영 대표(왼쪽)와 정나래 이사(오른쪽)가 함께 기르는 푸들 ‘땅콩’(왼쪽)과 ‘버터’를 안고 있다.  사진 정나래 제공
‘도그메이트’ 공동 창립자인 이하영 대표(왼쪽)와 정나래 이사(오른쪽)가 함께 기르는 푸들 ‘땅콩’(왼쪽)과 ‘버터’를 안고 있다. 사진 정나래 제공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케이비(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여행하기 힘들다’는 항목을 가장 많이 꼽았다(전체 설문대상 1500명 가운데 44.2%). 더불어 과거 반려동물을 기르다가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도 ‘집에 혼자 두고 다닐 수 없어서'라는 답을 고른 이가 전체 48.2%를 차지했다. 반려인이 부재한 동안 ‘우리 집 막내’를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살필 수 없을까.

반려동물 가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문적인 돌봄 수요도 함께 늘었다. 전체 가정의 65%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미국의 경우 반려인 부재 시 동물을 보살피는 ‘펫시팅’ 서비스가 2010년대 초반부터 붐을 일으켰고, 한국의 경우 이제 막 시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펫시팅 업체는 반려인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애니멀피플’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펫시터 중개 스타트업 선발주자인 ‘도그메이트’ 의 공동 창립자인 정나래 이사를 만나 직접 물었다. ‘반려동물들의 에어비앤비’를 모토로 하는 도그메이트는 지난해 말 GS홈쇼핑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펫시팅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푸들 두 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름은 땅콩과 버터. 여행과 출장 때문에 개들을 애견호텔이나 병원에 맡겼던 경험이 있었다. 개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깨끗한 동물이어서 자기 영역이 더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더라. 호텔에 맡겼던 개를 데리러 갔는데 작은 장에 들어가 있던 아이를 내려놓으니까 땅에 발이 닿자마자 똥오줌을 줄줄 쌌다. 자기 자리가 지저분해지는 것이 싫어서 참고 있었던 거다. 그 경험 이후 주변에 나와 같은 마음으로, 집과 비슷한 환경에서 잘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돌봄 품앗이’를 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돌봄 품앗이의 경우 비용이 굉장히 낮게 잡혀 있다. 한 마리 돌보는 데 5천원 정도. 개가 좋아서 돌봐주시긴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게 불안했다. 한 사람이 이 집 저 집의 개를 한꺼번에 돌보는 경우도 있었는데, 서로 성격이 안 맞는 개끼리 싸움이 날 수도 있다. 우리는 펫시터를 선별해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어서는 안 된다. 개를 키운 경험이 있어야 하고, 그 집에 10살 미만의 아이들이 없어야 한다. 한 번에 한 가정의 개만 돌봐야 한다는 규칙도 마련했다. 소정의 교육을 마쳐야 펫시터로 일할 수 있다. 2015년 12월에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초기에는 위탁 도우미의 집에 직접 찾아가 돌봄 환경을 확인하기도 했다. 개들은 작은 손님이지만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책임감은 정말 크다. 말 못하는 동물이니까.”

-위탁 돌봄과 방문 돌봄의 차이는 무엇인가.

“위탁은 펫시터의 가정에 반려견을 맡기는 것이고, 방문 돌봄은 우리가 배정한 펫시터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동물을 돌보는 것이다. 위탁의 경우 개만 가능하고, 방문은 개와 고양이 모두 가능하다. 고양이는 장소에 민감한 동물이라 펫시터의 집으로 영역을 바꿔 돌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개와 고양이 외에 다른 동물 돌봄도 가능한가.

“고슴도치, 도마뱀 등 의뢰가 간혹 들어온 적은 있다. 하지만 개고양이 외 소동물 돌봄 서비스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그 동물을 돌봐본 경험과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펫시터가 많지 않았다.”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도그메이트’ 사무실에서 만난 정나래 이사는 “반려견은 집에 찾아오는 가장 작은 손님이지만 가장 책임이 무거운 손님”이라며 펫시터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사진 신소윤 기자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도그메이트’ 사무실에서 만난 정나래 이사는 “반려견은 집에 찾아오는 가장 작은 손님이지만 가장 책임이 무거운 손님”이라며 펫시터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사진 신소윤 기자
-어떤 경우에 펫시팅 서비스를 사용하나.

“출장, 여행 등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에는 위탁 돌봄을 많이 선택한다. 반려인이 바쁘거나 아파서 산책을 시켜주기 어려울 경우, 반려견이 노령견이거나 아파서 시간에 맞춰 약을 먹어야 하는데 챙길 수 없는 상황 등에는 방문 요청을 많이 하더라.”

-펫시터와 만남은 어떻게 이뤄지나. 나와 펫시터 혹은 나의 개와 펫시터가 잘 맞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그럴 경우에 대비해 ‘사전 만남’의 시간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위탁 가정을 방문해 돌봄 환경을 살피고, 반려견과 펫시터가 시간을 갖는다. 사실 이 시간은 펫시터의 입장에서 더 필요하다. 모든 반려인들은 자기 개가 천사라고 하지만, 반려인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태도는 또 다르다. 마킹(개가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소변을 보는 일)이 심한지, 분리불안이 있는지 등을 따져본다. 잘 맞지 않는 경우 고객이 다른 펫시터로 변경 요청을 할 수 있지만 펫시터가 돌봄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거절도 가능하다. 이 시간을 거쳐야만 사고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고를 겪은 적도 있나.

“지난 3년간 10건가량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펫시터가 씻는 동안 위탁견이 펫시터의 물건을 망가뜨렸거나 산책 도중에 줄 풀린 강아지에게 귀를 물렸거나 하는 식이다. 앞의 경우는 반려인이 없는 동안 펫시터가 반려견의 보호자와 마찬가지이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지만, 뒤의 경우 위탁 중에 일어난 사고라 최대 5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위탁했는데, 반려인이 없는 상황에서 개가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대처하나.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회사에 1차로 보고를 해야 한다. 자문 수의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반려인과 직접 상의해 지정한 병원에 가거나 처치를 한다.”

-‘스타 펫시터’도 있나.

“‘우수 펫시터’ 분들이 아무래도 예약률이 높지만, 대체로 같은 지역의 펫시터를 찾는 경우가 많고 한번 펫시터와 안면을 트면 다음번에도 같은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 특정한 펫시터가 도드라지진 않는 편이다. 우수 펫시터가 되려면 신규 2개월, 일반 6개월의 시간을 거쳐 후기 점수, 돌봄 일지 기록 등 회사에서 정한 조건을 통과해야 가능하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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