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아침에는 탁발승 따라다니며 밥 먹고
낮에는 버스 대합실에서 낮잠 자다가
해질 무렵 절에 가서 저녁밥 먹는다
하루 일과 짜여져 있는 거리의 개들
유기견으로 외국인들 오해하지만
여러 사람이 돌보는 ‘커뮤니티 개’
시 당국도 “교감 쌓으라” 홍보
공동 돌봄으로 ‘광견병 방화벽’ 쌓아
아침에는 탁발승 따라다니며 밥 먹고
낮에는 버스 대합실에서 낮잠 자다가
해질 무렵 절에 가서 저녁밥 먹는다
하루 일과 짜여져 있는 거리의 개들
유기견으로 외국인들 오해하지만
여러 사람이 돌보는 ‘커뮤니티 개’
시 당국도 “교감 쌓으라” 홍보
공동 돌봄으로 ‘광견병 방화벽’ 쌓아
타이 북부 도시 치앙마이의 왓차이시품무에앙 주변에서 거리의 개들 사이에서 세 마리를 거둔 라(41)가 개들 앞에서 웃고 있다.
하루 일정표 따라 움직이는 개들 하지만 올해 초 유행한 광견병은 타이 정부를 행정적, 정치적으로 공황 상태에 빠뜨렸다. 이에 정부는 개를 ‘주인이 있는 개’와 ‘거리의 개’로 나누어 개체수를 파악해 예방접종에 들어갔다. 치앙마이의 경우 주인이 있는 개 약 1만-1만1000마리, 거리의 개 약 1600마리가 광견병 백신 예방접종을 마쳤다. 실제 지역사회가 돌보는 ‘커뮤니티 개’는 약 2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돌아다니는 개들의 사정상 100% 백신 접종은 어려웠다고 한다. 치앙마이 거리의 개들에게는 하루 일정이 있다. 대개 불특정 다수의 주인들 하루 일과를 따라간다. 해가 뜨면 시주를 받기 위해 가게를 도는 탁발승을 따라다니며 아침을 먹고, 낮에는 버스 터미널 대합실이나 가게 앞길에서 낮잠을 자다가, 해질 무렵엔 절에 가서 관광객과 승려, 주민들이 나눠주는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친다. 커뮤니티 개들은 특히 치앙마이의 구도심 사원 안팎에 많이 산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왓치앙만에는 7~8마리의 개가 있다. 지난 9일 왓치앙만에서 31년간 수행하며 살아온 스님이 말했다. “스스로 찾아오기도 하고, 누군가 와서 버리고 가면서 여기 눌러살게 된 개들입니다. 지금까지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고, 정부에서 매년 나와 광견병 백신 주사를 놓고 가죠.” 이 개들은 밤에 수상한 것들을 향해 짖어주고, 낮에는 불상 앞 시주 음식 먹는 새들을 쫓는다. 경비견으로서 ‘밥값’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아침 탁발 중인 승려를 따라다니는 치앙마이 거리의 개.
시민들이 보살피는 개 다른 두 가지 광견병 통제 방법은 백신 예방접종과 중성화 수술이다. 정부기관과 협력해 광견병 백신 접종, 중성화 수술을 진행해 온 영국 동물보호단체 ‘세계동물의료서비스 개에 대한 보살핌’(WVS Care for Dogs)의 타이 지부는 이런 전략 덕분에 치앙마이에 굳건한 ‘광견병 방화벽’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단체의 상근자 이안 클라크는 지난 11일 “치앙마이는 효율적으로 광견병 예방 계획을 수립해 장기간 운영해왔고,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할 때 정부기관과 전문가, 외부 단체와의 협력에도 충분히 열린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왜 올해 광견병 발생 위험 지역 13개주에 포함된 방콕이나 송클라 같은 곳에서는 전문적인 광견병 백신 캠페인을 운영하지 않느냐고 묻자, “치앙마이에서 성공적 모델을 먼저 만들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개에 대한 보살핌이 진행한 ‘미션 래비즈’는 광견병 감염이 전체 인구의 사망 원인 3분의 1을 차지하는 인도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한달 동안 5만마리의 개들에게 백신 주사를 놓는 식의 대규모 집중 캠페인이다.
타이 북부 치앙마이에서 동물보호단체 활동가와 수의사들이 거리의 개에게 광견병 백신 주사를 놓고 있다. 광견병 확산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세계동물서비스 개에 대한 보살핌’은 치앙마이 지방정부, 타이 가축개발부와 협력해 백신 캠페인을 추진했다. 세계동물의료서비스(WVS Care for Dog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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