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윤정임의 보호소의 별들
강아지 공장이 돌아가는 한 동물 학대는 계속 된다
강아지 공장이 돌아가는 한 동물 학대는 계속 된다
지난 달 28일 오물로 뒤덮인 불법 번식장에서 사는 개들을 구조했다.
피부병에 걸려 있는 개.
모르는 사람의 품에서 힘없이 몸을 기대고 있는 개.
쇼핑몰에서 물건 사듯 며칠 전, 강원도 강릉의 한 애견숍에서 3개월 된 강아지를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애견숍에서 강아지를 산 여성은 변을 먹는 식분증이 있는 강아지의 환불을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강아지를 던졌다. 어린 개가 변을 먹는 가장 큰 이유는, 어미 젖을 먹으며 유대감을 쌓고 사회성을 기를 중요한 시기에 어미와 강제로 헤어지게 만드는 동물 판매 시스템에 있다. 어미와 헤어진 강아지는 경매장으로 옮겨져 우악스러운 손에 이리저리 들어 올려지고 던져지고 눈꺼풀과 입을 까뒤집히며 가격이 매겨진다. 사방이 유리인 애견숍 진열장에서 판매되기 전까지 불안정한 생활은 계속된다. 애정 결핍과 스트레스로 변을 먹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번식장은 더 많이, 더 빠르게 최대한 어린 동물을 공급한다. 판매가 된 다음에 ‘소비자’들은 몸길이가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귀가 제대로 서지 않고, 대소변을 못 가리는 등 개인적 기준을 잣대로 말하며 반품과 환불을 요구한다. 반품된 개들은 다시 진열된다. 재판매되지 않으면 더 어린 동물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사람들의 눈길이 덜한 할인 코너로 옮겨간다. 병들어 죽으면 폐기된다.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이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람에게 전달되는 시스템과 일치한다. 이 개떡 같은 시스템이 유지되는 데에는 공범이 많다. 동물의 고통 따윈 안중에 없는 번식·경매·판매업자는 물론이거니와 예방이 아닌 수습에만 세금을 쓰면서 방관하는 정부, 어리고 귀여운 동물에 열광하는 소비자가 도긴개긴으로 이 악순환의 중심에 있다.
보호소로 이동해 목욕을 하고 있는 어린 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를 받으며 보호소에서 지내는 개들.
어렵게 생산해야 어렵게 구매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건 단순한 방법이면 된다. 어렵게 생산해야 어렵게 구매한다. 어렵게 구매한 만큼 어렵게 결정하여 버린다. 동물을 무분별하게 생산하는 번식장 규제가 답이다.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조절된다. 정부는 온갖 동물 학대의 근본 원인으로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동물 번식장에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평택시 불법 번식장에서 개들을 구조하던 날, 개를 빼앗겼다며 발악하던 번식업자가 우리 사회 반려동물의 위치를 정확히 꼬집어 소리쳤다. “이게 다 얼마 친 줄 알아? 어? 얼마 친 줄 아냐고!” 살아 있는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사회. 우리는 과연 얼마짜리 사람일까. 윤정임 동물자유연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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