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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안락사 앞둔 유기견들, 교도소에 간 이유는?

등록 2020-04-21 07:00수정 2020-04-21 11:14

[애니멀피플] 미국 캘리포니아의 ‘포지티브 체인지’
교도소 재소자들, 유기견의 ‘사회 복귀’를 돕다
인간-동물 함께 배우는 것은 결국 ‘신뢰’와 ‘책임’
미국 캘리포니아의 유기견 구조단체는 ‘말리스 머트’는 안락사를 앞둔 유기견을 구조해 사회화하는 ‘포지티브 체인지’ 프로그램을 교도소 재소자와 함께하고 있다. 말리스 머트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의 유기견 구조단체는 ‘말리스 머트’는 안락사를 앞둔 유기견을 구조해 사회화하는 ‘포지티브 체인지’ 프로그램을 교도소 재소자와 함께하고 있다. 말리스 머트 제공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여서, 동물보호소에 들어간 유기견들은 입양되지 않을 경우 안락사 된다. 특히 미국은 ‘핏불테리어’ ‘아메리칸불도그’ 등 맹견 기르기가 유행인 적이 있어서, 유난히 입양 안 되는 품종이 많기도 하다. 안락사를 앞둔 유기견들이 교도소에 가서 재소자들과 함께 재활한다면 어떨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교도소에서 시행되는 ‘포지티브 체인지’(Pawsitive change)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2016년 지역 동물단체 ‘말리스 머트’가 시범 운영을 시작해 주내 6곳으로 확대된 이 프로그램은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을 구출해 사회화하고, 동시에 재소자들이 반려견 훈련사가 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심리치료사인 힐다 버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300㎞ 떨어진 노스 컨 교도소의 포지티브 프로그램에 참여해 <가디언>에 전했다. 수업은 총 14주에 걸쳐 이뤄졌다. 8~10마리의 개와 20~30명의 재소자가 짝을 이뤘다. 재소자 학생들은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고, 매주 에세이를 써냈다. ‘졸업’한 재소자들은 멘토로 참여했다. 다만 동물학대나 성범죄로 들어온 이들은 참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기견들은 오랜 ‘길거리 개’ 생활로 사람과 함께 살기 힘들고 공격적인 경우도 많다. 개들은 배변 훈련을 하고, 음식을 먹지 않고 기다리고, 화장실을 참는 등 기초 훈련부터 사회화 교육까지 받는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성장할 때 필요한 것은 ‘신뢰’와 ‘책임’이다. 포지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둘은 신뢰와 책임을 주고받으며 배운다. 말리스 머트 제공
사람이나 동물이나 성장할 때 필요한 것은 ‘신뢰’와 ‘책임’이다. 포지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둘은 신뢰와 책임을 주고받으며 배운다. 말리스 머트 제공

프로그램의 강사들은 재소자를 ‘학생’이라고 부르며, 항상 자신의 감정 상태를 돌아보라고 권한다. 동물들이 마음의 안정을 잃고 행동하지 않듯이, 재소자 학생들도 자신의 마음이 중심을 벗어났을 때 그것을 인식하고 평정을 찾으라는 얘기다.

결국 사람과 동물이 함께 배우는 것이 ‘신뢰’와 ‘책임’이다. 힐다 버크는 많은 재소자가 어렸을 적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책임지지 않는 환경에서 커왔다며, 이 프로그램이 인간과 동물에게 주는 선물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현재까지 약 200마리의 개가 안락사 비중이 높은 보호소에서 구조됐다. 그리고 300명 이상의 재소자들이 가까스로 죽음에서 벗어난 이들 개와 함께 포지티브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졸업한 개들의 대다수는 미국 캐널클럽에서 주는 ‘CGC’(Canine Good Citizen) 자격을 취득했다. 좋은 매너를 갖고 지시에 잘 따르는 개가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모범견 자격증’이다. 힐다 버크는 수료생 중 이미 17명이 교도소에서 가석방됐고, 재입소한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12년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공개수배 됐을 정도로 유명한 폭력 범죄에 연루됐던 제이슨 모리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반려견 훈련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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