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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장에서 살아나온 개 ‘설악’이 청와대 간 이유

등록 2020-07-22 16:36수정 2020-07-22 17:58

[애니멀피플]
“복날, 개들의 죽음 멈춰달라” 대통령에 공개서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세계 저명인사 37명 연명
22일 낮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동물단체들이 ‘개도살 식용금지’ 집회를 열고 청와대에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22일 낮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동물단체들이 ‘개도살 식용금지’ 집회를 열고 청와대에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문재인 대통령님! 설악이를 만나주세요. 지금 당장 개들의 죽음을 멈춰주세요.”

중복을 나흘 앞둔 2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중형견 한 마리가 나타났다. 목에 ‘개 도살 금지’ 스카프를 묶은 개 ‘설악’이는 충남 천안시 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다.

설악이는 이날 시민활동가 80여명과 함께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개도살 금지 공개서한’을 들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동물해방물결,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위액트(weACT) 등 8개 동물단체는 이날 낮 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악이와 개농장 구조견 ‘사지’의 이름으로 작성된 공개서한을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실에 전달했다.

기자회견은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의 공개서한 낭독으로 시작됐다. 이지연 대표는 “코로나 19는 인간과 다른 동물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 또다시 복날이 찾아온 지금, 우리는 수많은 개의 죽음과 개 식용 산업이 공중 보건에 가하는 위협이 하루빨리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서한을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앞으로 쓰인 공개서한은 △대통령이 설악을 만나 △개를 ‘가축’에서 삭제하도록 검토하겠다던 지난 2018년 청와대 공식 발표의 이행을 약속하고 △식용 목적 개도살 및 거래를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한국이 개 식용 산업이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임을 지적하며 개도살 식용 금지가 수백만 개들을 고통과 착취로부터 구해낼 뿐 아니라, 예측 불가한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부터 모든 시민을 지켜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악이는 2019년 8월 충남 천안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다. 구조 당시 설악이의 모습(왼쪽)과 현재.
설악이는 2019년 8월 충남 천안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다. 구조 당시 설악이의 모습(왼쪽)과 현재.
이지연 공동대표는 “한국은 오로지 먹기 위해 개를 대량으로 번식, 사육하며 약 3000개의 개농장에서 해마다 100만 마리가 태어난다. 설악이와 사지처럼 구조되는 개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중복을 앞둔 지금 셀 수 없이 많은 개들이 목이 메거나 고압 전기봉에 감전사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에 개 식용 및 도살을 금지했던 홍콩, 대만 등에 이어 인도, 캄보디아, 중국까지 변화하기 시작한다면, 개 식용 문제에서 국제 사회는 점차 한국을 바라볼 것”이라며 “정부는 더 지체하지 말고, 개 식용 산업을 철폐할 길을 빠르게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서한에는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 피터 싱어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할리우드 배우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배우 킴 베이싱어 등 국내외 저명인사 37명이 연대 서명했다. 살아남은 개 설악이과 미국으로 입양된 사지도 발 도장을 찍고, 발송 주체로 참여했다.

서명에 참여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동안 많은 것들이 진보하고, 진화하며, 변화하는 것을 보아왔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식용 목적의 개 도살과 거래를 끝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라는 추가 발언을 보내왔다.

이날 발언대에 오른 설악이 반려인 이예민씨는 “인간이 만들어낸 끔찍한 환경 속의 개들을 있는 힘껏 알리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부디 설악이를 만나고, 그를 통해 농장과 도살장에 남아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사진 동물해방물결 제공

22일 낮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동물단체들이 ‘개도살 식용금지’ 집회를 열고 청와대에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22일 낮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동물단체들이 ‘개도살 식용금지’ 집회를 열고 청와대에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설악이는 이날 시민활동가 80여명과 함께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개도살 금지 공개 서한’을 들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설악이는 이날 시민활동가 80여명과 함께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개도살 금지 공개 서한’을 들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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