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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에서 물고기 죽인 의원…“동물은 리트머스 시험지 아냐”

등록 2021-10-07 10:43수정 2021-10-07 17:32

[애니멀피플]
윤준병 의원, 건설재료 유해성 설명하려 물고기 실험
카라 “동물실험 원칙 어긋나…생명 감수성부터 길러야”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를 건설현장 침출수에 넣는 실험을 벌여 동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를 건설현장 침출수에 넣는 실험을 벌여 동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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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국회의원이 살아있는 물고기를 실험에 동원해 동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전북 새만금 공사 현장에 반입된 건설 재료의 유해성을 설명하며 살아있는 물고기들을 제강슬래그(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침출수에 집어넣었다. 침출수에 들어간 미꾸라지와 붕어는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다가 얼마 안 가 폐사했다.

윤 의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부 국감장에서 두 개의 수조를 준비해 직접 유해성 실험을 진행했다. 한쪽은 새만금 공사 현장의 슬래그 침출수를 담고, 다른 병에는 세종청사 인근 금강물이 담긴 물통을 준비했다. 각각의 병에 미꾸라지 1~2마리와 금붕어 1마리를 넣었다.

금강물에 넣은 물고기들은 괜찮은 반면, 새만금 공사 현장에서 가져온 물고기들은 금세 고통스럽게 몸부림 쳤다. 결국 10여 분이 지난 뒤 침출수 속 물고기들은 모두 폐사했다. 윤 의원은 침출수에 PH 측정 장치를 넣어 알칼리성이 강한 용액이란 사실이 드러났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윤 의원의 실험은 이목을 끌기 위한 쇼이자 동물학대라고 비판했다. 카라는 “윤 의원은 동물실험원칙인 3R에 대한 고려없이 불필요한 실험을 강행했다. 윤 의원은 물고기들이 몸부림 치는 슬래그 침출수에 리트머스 시험지를 넣어 알칼리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애초에 임의로 실험을 설계할 때 어류 대신 시험지로 대체하면 될 일이었다”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이 미꾸라지, 금붕어를 넣은 제강슬래그 침출수에 리트머스 시험지를 넣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윤준병 의원이 미꾸라지, 금붕어를 넣은 제강슬래그 침출수에 리트머스 시험지를 넣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이어 “동물을 필수로 동원하지 않고도 충분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데도 이런 실험을 진행한 것은 동물의 고통과 희생을 이용해 결과물을 돋보이게 만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윤 의원은 동물은 쓰고 버리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명심하고 생명 감수성부터 높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해 동물실험을 할 때 3R규칙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동물실험 3R원칙은 △동물실험 대체(Replacement) △사용 동물 수 감소(Reduction) △실험방법 개선(Refinement)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살아있는 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동물실험을 할 경우에도 동물 사용을 최소화 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물을 국감장에 이용해 비판을 받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당시 김진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동물원에서 사살된 퓨마와 닮았다며 벵갈고양이를 우리에 넣어와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국회에서 열리는 회의에 살아있는 동물을 데리고 오지 못하도록 하는 ‘벵갈고양이 방지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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