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마지막 남은 벨루가 ‘벨라’가 수조 내에서 행동풍부화로 제공된 장난감을 입에 물고 헤엄치고 있다.
▶▶ 애피레터 무료 구독하기 https://bit.ly/36buVC3
▶▶ 애니멀피플 카카오뷰 구독하기(모바일용) https://bit.ly/3Ae7Mf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 ‘벨라’가 이르면 내년 말 야생적응장(생크추어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현지 적응이 원활할 경우 2023년쯤 야생방류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정확한 일정 등은 아직 미정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웰빙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벨루가가 야생적응장으로 이동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과 체력 관리다. 현재 벨라는 건강평가, 방류지 적합성 평가, 야생 적응 훈련 등을 병행하며 2022년 말 방류 적응장 이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벨루가의 방류 절차는 크게 7단계다. 절차는 △건강평가 △방류지 적합성 평가 △야생 적응훈련 △방류 적응장 이송 △방류지 현지 적응 △방류 적합성 판정 △최종 야생 방류 등이다. 현재 벨라는 1~3단계에 해당하는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5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웰빙센터에서 벨루가 방류 간담회를 갖고 벨루가 ‘벨라’를 내년말까지 야생 적응장으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제공
현재 벨라는 야생 습성을 익히기 위해 활어를 먹잇감으로 급여 받으며 사냥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벨라가 살아있는 넙치를 물고 수족관을 오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또한 야생에서 만날 수 있는 다른 고래류의 엿앙을 보여주고 사회적인 행동 반응이 있는지도 관찰 중이다. 그 결과 벨라는 큰돌고래 등에는 반응이 없었으나 범고래를 보았을 때는 빠르게 유영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는게 롯데월드의 설명이다.
이날 롯데월드는 벨라의 야생적응과 야생방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건강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윤 아쿠아리움 생물보전팀장은 “벨라의 건강과 체력관리를 위해 일본 카모가와, 대만 국립해양생물박물관, 러시아 프리모스키 아쿠아리움 등 국내외 전문 수의사 협진을 통해 건강관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야생적응지로 이송할 것인지는 아직 검토·협의 중이다. 앞서 방류결정 뒤 후보지가 발표되지 않은 탓에 핫핑크돌핀스 등 일부 단체에서는 롯데월드가 방류 발표 뒤 2년 간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는 해외 야생적응장 쪽에서 비밀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후보지로 고려하고 있는 곳은 애초 벨라가 포획된 북극해 쪽인 아이슬란드, 캐나다, 러시아 등이다. 후보지 가운데서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아이슬란드 헤이마이섬의 돌고래 바다쉼터다.
이곳은 지난 2012년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 소유의 수족관 ‘시라이프’가 중국 창펭수족관을 인수한 뒤 그곳에서 전시 중이던 벨루가 두 마리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생크추어리다. 이들의 경우 벨루가들의 생크추어리 이동을 발표하고 이송하는 데까지 모두 7년, 실내수조 적응을 거치고 실제 바다쉼터로 나가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롯데월드는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실제로 벨라가 이곳에 이송되더라도 실제 야생적응장까지 들어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류기술위원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지난해 1월 아이슬란드에 다녀왔다. 방류가 국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보니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속도가 안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는 정서가 많이 다른 부분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방류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5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마지막 남은 벨루가 ‘벨라’가 수조 내에서 행동풍부화로 제공된 장난감을 가지고 수조를 오가고 있다.
러시아에서 포획된 벨라가 과연 야생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의에는 유전학적 분석을 이용할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손호선 박사는 “벨라가 서식지의 계군으로 돌아가는 것은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어느 집단인지 파악할 수는 있다. 다만 야생적응장에서 현지 적응이 잘 되어서 방류가 결정되면 그 이후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정락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은 “벨루가 방류는 아쿠아리움에서 과학적 조사 연구 후 방류 개체가 건강하게 야생성을 회복해 원래 개체군과 합류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방류의 성공조건은 최종적으로 살아갈 서식지가 야생적응장인지, 야생 방류인지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개체의 인지력, 적응력 및 체력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회의장에서 열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루가 방류 간담회’에서 고정락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이 발언하고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제공
앞서 롯데월드는 2019년 10월 전시 중이던 벨루가 3마리 중 2마리가 폐사하자 마지막 남은 벨루가
벨라의 방류를 발표했다. 올해 9살인 암컷 벨라는 러시아 북극해에서 포획된 개체로, 롯데월드는 벨라가 야생 적응장에서 현지 적응을 잘 하면 애초 살았던 서식지와 유사한 곳에 야생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고정락 관장,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장유경 사무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손호선 박사, 세명대학교 보건바이오대학 어경연 교수,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 동물을위한행동 전채은 대표 등 방류 기술위원들이 참석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