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가 24일 산불 피해 지역인 경북 울진군 호월리 일대에서 씨앗 뿌리기 행사를 벌였다. 이날 행사에는 봉사자의 반려견도 참여해 씨앗 주머니를 달고 파종을 도왔다.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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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1500㏊가 불탔다. 이재민이 330여 명에 달하고 피해액은 16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예년이라면 벌써 새싹이 돋았을 숲과 논밭은 회색재로 뒤덮였다. 지난 3월4일 발생한 역대 최대의 산불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경북 울진에서 피해 주민과 야생동물을 위로할 작은 행사가 진행됐다.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가 24일 경북 울진군 산불 피해 지역인 호월리 일대를 찾아 생태복원을 위한 씨앗 뿌리기와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을 펼쳤다. 지역 주민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번 행사에는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 활동가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봉사자로 참가한 시민이 데리고 온 반려견 4마리도 함께했다.
지난 3월4일 발생한 경북 울진군 산불은 역대 최대 산불로 집계됐다. 씨앗 뿌리기 행사가 진행된 피해 지역의 공중에서 찍은 사진. 카라 제공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울진읍 호월리에 집결한 단체는 약 4시간 동안 산불 피해 현장에서 모종 심기, 씨앗 뿌리기, 야생동물 열매 주기 등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산수유 30그루와 방풍 더덕 산천도라지 등 모종 380본, 씀바귀 개똥쑥 더덕 등 채소 씨앗 50만립이 심어졌다. 야생동물의 먹이가 될 도토리 땅콩 수수 등의 열매와 곡물도 먹이로 공급횄다. 봉사자들과 함께 참여한 반려견들도 씨앗과 곡물이 든 가방을 메고 숲을 산책하며 활동을 도왔다.
현장에는 산수유 30그루와 방풍 더덕 산천도라지 등 모종 380본, 씀바귀 개똥쑥 더덕 등 채소 씨앗 50만립이 심어졌다. 카라 제공
현장에는 산수유 30그루와 방풍 더덕 산천도라지 등 모종 380본, 씀바귀 개똥쑥 더덕 등 채소 씨앗 50만립이 심어졌다. 카라 제공
행사에 참가한 한 시민은 “산불 피해가 난 곳에 들어서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씨앗을 뿌리는 것은 작은 활동이었지만 야생동물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라는 앞서 지난 4일 산불 발생 직후부터 현장을 찾아 피해를 입은 반려동물, 농장동물에 대한 구호 활동을 벌여왔다. 총 5차 지원활동을 통해 울진군 동물보호센터 유실유기동물 대피처 마련하고 대피를 도왔으며, 피해 주민의 반려동물 사료 지원 및 치료, 구조 등을 진행했다. 6차 지원활동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구호 활 동 중 화재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꿩 사체 사진을 제보 받으며 기획됐다.
봉사자들과 함께 참여한 반려견들도 씨앗과 곡물이 든 가방을 메고 숲을 산책하며 활동을 도왔다. 카라 제공
카라 고현선 활동가는 “산불로 인해 산에서 살던 모든 생명이 피해를 입었다. 오늘의 활동이 다시 숲이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먹고 자고 쉴 삶의 터전이 사라진 야생동물에게도 작게나마 도움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