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SIEFF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 가보니
견생 첫 문화행사 참석한 개들…“온 가족 참가 의미 깊어”
43팀, 30마리 개 모였지만 사고 없이 집중 분위기 이이져
견생 첫 문화행사 참석한 개들…“온 가족 참가 의미 깊어”
43팀, 30마리 개 모였지만 사고 없이 집중 분위기 이이져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개최한 ‘올라이브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가 진행됐다. 환경재단 제공
초여름 가족 나들이…‘개족구성원’도 함께 6월4일 저녁 6시 서울 성동구 서울숲 공원에 반려견 가족들이 속속 도착했다. 도시락 가방과 강아지들의 귀여운 엉덩이를 쫓아 도착한 곳은 서울숲 야외무대.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SIEFF) ‘올라이브 반려동물 동반 야외상영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었다. 2004년 시작된 이 영화제에서 반려동물을 관객으로 초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초의 반려동물 동반 상영회인만큼 인기도 대단했다. 지난달 16일 선착순으로 50팀의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당일 모집이 완료됐다. 영화제 쪽은 이번 상영회가 “모든 생명이 자원이 아닌 존재로서 서로를 바라볼 순간을 꿈꾸며 기획했다”며 올해 슬로건인 에코버스(Ecoverse)의 뜻을 설명했다. 에코버스는 생명(Eco)과 세상(Universe)이 소통하고 공존하는(Metaverse) 미래를 꿈꾼다는 의미를 담은 합성어다.
제19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올라이브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에서 설채현 놀로 행동클리닉 원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환경재단 제공
“우리 사회 약자인 동물 돌보는 것도 친환경” 개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 일부러 행사를 찾았다는 가족도 많았다. 도영원씨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산책 중에 아무 이유없이 안 좋은 시선을 보내거나 싫은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개에게도 너도 이 사회의 일원이고, 환대받을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참가 동기를 밝혔다.
‘반려동물 동반 야외 상영회’에 참가한 시민 도영원씨는 반려견 말렝이(왼쪽)를 안고 서울 강남에서 성동구까지 지하철로 행사에 참석했다. 김지숙 기자
반려견 ‘푸우’와 함께 참석한 시민 조은비씨와 가족들은 덩치가 큰 푸우를 무서워 하는 사람들을 배려해 귀여운 원피스를 입혔다. 김지숙 기자
상영작 ‘환상의 마로나’는 믹스견으로 태어나 세 명의 반려인을 만났던 개 마로나의 견생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되짚는 작품이다. 김지숙 기자
‘개판’은 없었다 개들도 영화제를 즐겼을까? “행복은 작은 것, 아무것도 아닌 것. 우유 한 접시에 실컷 축인 혀, 낮잠, 뼈다귀 묻을 곳, 손, 미소, 목소리, 마음….” 마로나의 목소리가 들려준 영화의 엔딩곡에 욕심 없는 견심이 담긴 것 같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현재를 사는 개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한 그 순간이 행복이지 않았을까.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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