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뼈 사자’라고 불렸던 수사자 ‘바람이’가 최근 건강을 회복한 모습이 공개됐다. 청주동물원 제공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서 ‘갈비뼈 사자’로 불렸던 수사자 ‘바람이’(19살)의 건강한 모습이 2주 만에 공개됐다.
청주동물원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바람이가 온 지 2주가 지났다. 더운 날씨로 식욕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바람이는 한 자리에서 닭고기와 소고기 4㎏을 먹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람이가 아직은 내실과 간이방사장을 오가고 있지만 먹이를 가져오는 동물복지사의 발걸음 소리는 바람이를 기쁘게 한다”고 했다.
동물원이 공개한 바람이의 최근 모습을 보면, 갈비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말랐던 과거와 달리 체격이 좋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한 듯 식욕을 보이기도 했다. 사육사가 간이방사장 앞으로 먹이를 가져오자, 빨리 달라는 듯 철창을 발을 연신 건드렸고 먹이를 안으로 던져주자 꼬리를 크게 흔들며 주는 즉시 먹이를 먹어치웠다.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살던 당시 갈비뼈를 드러낸 채 마른 모습을 보인 사자 ‘바람이’. 부산학대방지연합 제공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뼈 사자’라고 불렸던 수사자 ‘바람이’가 최근 건강을 회복한 모습이 공개됐다. 청주동물원 제공
바람이는 지난 5일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충북 청주시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됐다. 부경동물원에서 지낼 당시 바람이는 갈비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마르고 관절에 문제가 있는 듯한 행동을 보여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또 털이 덥수룩하게 자라난 양, 지저분한 사육 환경 등이 공개되며 해당 동물원에 대한 폐쇄 민원이 제기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청주동물원이 바람이를 맡겠다고 나섰다.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는 2016년부터 부경동물원에서 지냈으나 그간 이름이 없었다.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오며 그간 실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바람을 실컷 느끼라는 뜻에서 바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다른 동물들의 삶이 이 사자처럼 더 나아지길 ‘바란다’는 뜻도 이름에 담았다.
바람이는 현재 건강검진을 앞두고 있다. 청주동물원 김정호 진료사육팀장(수의사)는 <애니멀피플>에 “바람이는 2004년생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노령이다. 내재된 질병과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정기 검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며칠 전부터 혈액 채취를 위해 메디컬 트레이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청주동물원의 암사자 ‘도도’(위)가 ‘바람이’(아래)를 보고 있다. 청주동물원 제공
메디컬 트레이닝이란, 동물이 자발적으로 건강검진 등 의료절차에 참여하도록 하는 훈련이다. 혈액 채취, 몸무게 측정, 초음파, 엑스레이 촬영 등을 진행할 때 동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스스로 케이지나 사육장에 들어가도록 연습하면 이동이나 치료가 수월해진다고 한다.
동물원은 건강해진 바람이의 모습과 함께 암사자 ‘도도’(12살)가 바람이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순간도 공개했다. 현재 청주동물원에는 수사자 ‘먹보’(19살)와 도도가 약 2000㎡ 면적의 야생동물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바람이도 단계적인 훈련을 통해 합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