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경기도 남양주 덕소의 한 개농장에서 만난 개입니다. 남양주/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찬바람 부는데 왜 개고기 기사야?”
<애니멀피플>(애피) 창간 특집 기사로 개고기를 취재하고 있을 때, 언론계의 한 동료가 던진 말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오히려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 개고기는 매년 복날에만 다뤄지고 잊혀졌습니다. 동물단체의 퍼포먼스, 육견단체의 시위가 뜨거운 여름을 채우고, 가을 찬바람과 함께 휘발되었습니다. 찬반 프레임에 갇혔습니다. 그동안 언론이 개고기 문제를 저널리즘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한 적이 있었나요?
애피 창간 전인 지난 6월부터 최우리 기자와 임세연 객원기자가 식용견과 개고기 문제에 대해 탐사보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주장하는 대신 눈에 띄지 않았던 곳을 조명하고 사실을 수집해 큰 틀에서 분석할 것입니다. 개농장의 사육 장치, 식용견의 생명권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개고기 산업의 작동 방식, 농민의 생존권, 소비자들을 위한 축산 위생, 전통 문화적 가치는 물론 ‘왜 돼지고기는 되는데 개고기는 안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철학적으로 다가갈 작정입니다. 개고기 탐사보도는 ‘1년 프로젝트’로 내년 복날까지 끈기있게 보도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개고기 탐사보도를 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습니다. 동물 콘텐츠가 홍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블로그를 긁어 만드는 기사, 저작권 없는 사진, 타사의 보도를 재가공한 콘텐츠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가볍게 만드는 뉴스는 사람을 가볍게 만듭니다. 동물 문제에 있어서는 선한 수호자를 자처하는 사람도 체제의 속성에 따라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표피적인 뉴스는 팬덤 현상을 부추기고 ‘동빠’(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을 인터넷에서 지칭하는 은어), ‘비동빠’를 갈라놓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 땀 한 땀 사실의 조각을 수집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토론하여 여러분과 나눌 것입니다. 개고기, 길고양이, 돌고래쇼, 소·돼지 등의 농장동물 복지 문제 등 동물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 것입니다.
새만금에서 비상하고 있는 홍학입니다. 동물원에서 홍학쇼를 하며 ‘슬프게’ 행진하는 그 홍학이 아닙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제공
어제 공식 창간하면서, 애피는 두 건의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동물자유연대와 건국대가 벌인 ‘항생제 개고기’ 실태조사 결과와 새만금에 홍학이 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리가 동물원에서 보았던 홍학은 항상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홍학쇼를 위해 날개 깃을 자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제 우리는 애피 필진인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이 며칠 동안 잠복해 건진 사진을 통해 자유롭게 나는 홍학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행복한 동물뉴스를 전하겠습니다. 애피 뉴스를 통해 행복해진 동물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앞으로 ‘동물뉴스룸 토크’에서는 뉴스룸의 기자, 피디와 뉴스룸 밖의 애니멀피플을 초대하여 뒷이야기를 나눕니다.
남종영 <애니멀피플> 편집장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