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동물뉴스룸 토크
전화받고 달려가 이틀만에 촬영 성공
“먹고, 쉬는 시간 나뉜 야생 조류 특성 가져”
“좋은 사진 비결? 예의 지키면 동물과 소통 가능”
윤순영 사진가.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인 그는 환경웹진 ‘물바람숲’(ecotopia.hani.co.kr)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가들의 동물 학대 등을 여론화시켰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동물뉴스룸 토크는 언론 역사상 최초로 설치된 ‘동물뉴스룸’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동물을 취재하는 기자와 그 기자의 취재 대상이 된 사람들, 동물들을 만나본다. 첫 번째 초대 손님은 새만금에 사는 야생 홍학이라는 ‘대형 특종’을 날린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이다. (관련 기사 [단독] 새만금에 홍학 출현…카자흐스탄서 5천㎞ 날아왔나)
-사진기자도 몇 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할 특종을 했다.
“<애니멀피플>(애피) 기사 나고 난리가 났다. <연합뉴스> <와이티엔> <에스비에스>… 전 언론에서 연락이 오더라.”
-며칠 잠복했나?
“운이 좋았다. 경남 창녕에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곧장 새만금으로 갔다. 첫날 못봤고 이튿날 새벽 발견해 이틀 동안 찍었다.”
-아주 가까이서 찍었던데?
“150미터. 이 정도면 나한테는 엄청 가까운 거리다. 수백 미터 멀리서 앉아 있었는데, 이놈이 확 뛰더니 내 앞으로 왔어. 그리곤 2시간은 같이 있었던 거 같다. 홍학아, 고맙다.”
-예전부터 홍학이 한반도에 산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던데. (원래 동아시아는 홍학 서식지가 아니다)
“작년 가을 화옹호(경기 화성)에서 봤다는 목격담 등이 있었다. 준비하고 있었다.”
-한 마리가 아니라는 소문도 있던데.
“두 마리 봤다는 사람도 있다. 작년의 소문은 어린 홍학이 돌아다닌다는 거였다. 그놈이 컸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개체일 수도 있고.”
25일 새만금 간척지에서 발견된 홍학. 홍학이 날아왔고 150m 앞에서 찍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제공
-야생 홍학인가, 아니면 동물원 탈출 개체인가?
“동물원에서는 홍학의 날개 깃을 자른다. 그래서 비행 거리에 한계가 있다. 반면 이 홍학은 잘 날아다니고 사람을 경계하는 게 뚜렷했다. 둘째, 먹이 먹는 시간과 휴식 시간이 정확히 나뉘었다. 야생 조류의 특성이다. 셋째, 잠자리를 두고 있는 것 같았다. 발견 첫날 저녁, 먼바다 쪽으로 떠나더라고.”
-훌륭한 야생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예의를 지키면 동물과 소통할 수 있다. 동물들도 인간들 마음을 다 안다. 개가 개장수 오면 무서워서 짖고 꼼짝 못 하잖나? 예의를 지키면서 기다리니, 홍학이 나한테 날아온 거지.”
이 홍학에 대해 밝혀져야 할 게 많다. 단독 개체인지 아니면 무리가 있는 건지 그리고 야생 홍학이라면 어디서 왔는지, 친구 친척도 없는 한반도에 무슨 이유로 왔는지에 대해서도. 동물의 세계는 수수께끼다. 그래서 윤순영 이사장은 오늘도 대포만 한 카메라를 들고 야생에 나간다.
남종영 <애니멀피플> 편집장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