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조홍섭 기자(오른쪽)가 이연복 셰프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반년 전인 3월2일, 이 코너의 전신인 ‘(인간)뉴스룸 토크’는 한국 환경전문기자 1세대 조홍섭 기자를 초대했다. 그의 정년퇴임에 맞춰 쓴 인터뷰였다. (관련 기사 ‘환경기자 조홍섭’) 그가 다시 돌아왔다. ‘동물기자’로.
-올해 2월28일 정년퇴임 하셨는데, 왜 신문사에 다시 오셨어요?
“30년을 기다려도 안 하더니, 동물 기사 쓸 수 있다기에 달려왔지요.”
-평생 동물을 기른 종과 수는?
“셀 수 없음. 천수 누리고 간 개 초롱이(요크셔테리어)와 현재 기르는 고양이 봄비(페르시안). 물벼룩 다수, 귀뚜라미 다수 그리고 셀 수 없는 민물고기(현재는 없음). 내 몸속에 공존하는 60조 마리의 미생물은 제외.”
-물고기와 교감이 돼요?
“교감 안 됨. 그들이 노리는 건 먹이. 물고기는 야생동물임. 기르면 비만 등 여러 부작용 생깁니다.”
조홍섭 기자의 반려묘 ‘봄비’. 7년 전 입양할 때 봄비가 왔다.
애피 동물기자들을 소개합니다. 박선하 피디
-한여름엔 고양이한테 모기를 잡아서 준다면서요?
“잡아주는 게 아니라 마눌님 몰래 방충망을 열어 모기를 유입시키면 고양이가 취미 삼아 잡습니다. 올여름 잡아준 건 매미 2마리. 갖고 놀다 싫증 낼 때 도로 놓아주었죠.”
-동물기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하찮은 기사 쓴다고 안 그래요? 특히 군사정권과 치열하게 싸운 신문사여서 그런 시선도 있었을 듯.
“당연. 그래서 ‘생태기자’라고 말해요”(웃음)
-야생동물이 더 중요한가요? 반려동물이 더 중요한가요?
“둘 다 중요하지만 내게는 야생동물이 더 중요. 밥벌이 대상이니까.”
“조홍섭 기자의 32년은 한국 환경운동의 32년”(3월2일 뉴스룸 토크)이라는 평가는 덕담이 아니라 사실이다. 1988년 창간 때부터 <한겨레>에 합류한 조홍섭 기자는 국내 언론에서 환경, 생태 그리고 동물 보도를 개척해왔다. 1970년대 온산공단을 누비며 공해병을 조사하러 다닌 ‘환경 투사’였던 그다. 조홍섭이 이제 동물뉴스룸에서 동물기자가 되어 기사를 쓴다. 사람, 동물, 평화가 함께 깃드는 세상을 위해.
남종영 애니멀피플 편집장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