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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풀어줘라”…비인간인격체 소송 시작됐다

등록 2017-11-19 07:01수정 2017-11-19 09:21

[애니멀피플] 코끼리 인신보호 소송
미국 동물원 전시된 뷸라, 카렌, 미니…“인신 감금 안 된다” 소송
커머포드 동물원의 코끼리 '미니'가 관람객들을 등에 태우고 있다.  동물옹호자들인터내셔널(ADI) 제공
커머포드 동물원의 코끼리 '미니'가 관람객들을 등에 태우고 있다. 동물옹호자들인터내셔널(ADI) 제공
사람이 아닌 동물원 코끼리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비인간권리프로젝트(Nonhuman Right Project)’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코네티컷 고등법원에 동물원 코끼리의 인신구속을 중단하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비인간권리프로젝트가 소송을 낸 상대는 미국 코네티컷 주 커머포드 동물원이다. 이 단체는 커머포드 동물원의 ‘뷸라’, ‘카렌’, ‘미니’ 등 코끼리 3마리를 풀어주라고 요구했다. 이런 인신보호청원은 이유 없이 구금되었을 때 법원에 소송을 내 구금에서 풀려날 수 있게 하는 제도이지만, 미국 법원이 동물에게 적용한 적은 없었다.

청원서를 보면, 단체는 “세 코끼리를 포함한 모든 코끼리는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할 만큼 충분히 지적, 감정적, 사회적 능력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며 “이들을 법적으로 사물(thing)이 아닌 인격체(personhood)와 동일하게 간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세 마리의 코끼리를 감금 상태에서 해방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야생 코끼리 안식처인 ‘아크 2000’으로 보내야 한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이들 코끼리는 모두 자연에서 태어나서 동물원으로 수입된 지 30년 이상 지났다고 한다. 또 코끼리들은 현재 서커스나 광고, 뮤지컬이나 동물원 관람객을 태우는 체험 등 동물원 안팎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비인간권리프로젝트는 “커머포드 동물원은 과거 동물복지법의 최소 기준을 위반해 50번 이상 미국 농무부(USDA)에 소환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위반 내용 중 코끼리에 관한 것은 코끼리와 관람객이 접촉할 때 사육사의 보호가 없었던 점, 코끼리의 머리에 피부병이 발견됐을 때 적절한 진료를 하지 않은 점, 코끼리에게 운송수단과 배수시설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이 있다. 미국 방송 매체 엔비시(NBC)는 “13일 커머포드 동물원 측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동물원 측의 응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오랑우탄 ‘보람’이 거울 앞에 엎드려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다.  과천/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오랑우탄 ‘보람’이 거울 앞에 엎드려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다. 과천/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비인간권리프로젝트가 동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적 소송은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비인간권리프로젝트는 미국 뉴욕의 한 트레일러 판매점 내 철창에 갇혀있던 침팬지 ‘토미’, 과거 배우였지만 조련사의 학대로 인해 청각장애가 생긴 침팬지 ‘키코’,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 해부학과에 실험용 침팬지였던 ‘헤라클레스’와 ‘레오’의 인신보호청원은 미국 뉴욕 주 법원에 냈다. ‘헤라클레스’와 ‘레오’는 2015년 7월, “이들을 실험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스토니브룩스 캠퍼스의 공식 발표에 따라 그해 12월 원래 거주지인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이베리아 연구센터로 돌아갔다. 올해 6월 뉴욕 주법원은 항소심에서 “침팬지에 법적 기본권을 부여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비인간권리프로젝트는 ‘토미’와 ‘키코’ 건에 대해 지난 16일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비인간권리프로젝트는 미국 수정 헌법에서 규정된 신체의 자유가 동물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비인간인격체의 자유를 주장하는 동물단체다. 비인간인격체는 인간은 아니지만(nonhuman), 성격·태도·자의식 등 인격체(personhood)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동물을 이른다. 일반적으로 거울실험을 통해 자의식이 있는지를 살펴보는데, 침팬지, 코끼리, 돌고래 등이 이 실험을 통과했다. 한겨레는 2014년 서울동물원 오랑우탄 보석, 보라, 보람을 대상으로 ‘비인간인격체 거울실험 프로젝트’를 했다. (관련기사 ‘보람, 패션쇼를 하다’)

유지인 교육연수생 yji9410@gmail.com,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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