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동물들은 연유도 모른 채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연휴를 즐겁고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도 명절증후군에 걸린다. 평상시보다 사건사고가 많고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으로 명절과 명절 직후 동물병원은 북새통이다.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 수의사는 “설과 추석에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오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다. 명절에 병원은 대란”이라고 말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전쟁 같은 연휴를 보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연휴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동물들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 준비 해야 한다. 박정윤 수의사에게 들은 ‘멍냥이 명절증후군 탈출 노하우’를 Q&A로 정리했다.
Q. 명절과 명절 직후에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오는 동물들은 주로 어떤 증상을 보이나요?
A.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쳐서 오거나 구토, 설사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아요. 낯선 사람이 집에 들이닥치니 사람들이 없는 곳을 피하다 난간에서 떨어지는 경우, 개를 잘 다룰 줄 모르는 아이들이 개를 안다가 떨어뜨려서 다치는 경우가 잦아요. 부침개 같은 기름진 음식, 개·고양이에게 위험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서 오는 아이는 다반사죠.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설에 집어 삼킨 산적 꼬치가 추석 무렵에 발견된 아이었어요. 잉글리시 코카스패니얼이었는데, 절반은 그때 토해내고 절반이 뱃속에 남은 걸 반려인도 몰랐던 거예요. 반년이나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났는데 애가 먹긴 잘 먹는데, 간헐적으로 구토를 하고 자꾸 살이 빠진다고 병원을 찾아왔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위를 뚫어 천공이 생겼는데, 나무 꼬챙이가 바로 서서 지탱하면서 천공을 막고 있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어요.
Q.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도 많나요?
A. 명절 이후에 병원을 찾는 동물들은 주로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이 많아요. 친척 집, 호텔 등 낯선 장소를 다녀왔거나 사람이 북적대는 환경에 노출되는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밖에 없죠. 장거리 차를 타고 이동하느라 심한 멀미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있고요. 기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피똥을 싸기도 해요.
Q. 동물들에게 편안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A. 우선 본인의 집에서 명절을 치를 경우 동물이 사람들을 피해 있을 공간을 마련해둬야 해요. 방 한 칸을 내어주거나 울타리를 쳐주는 게 좋죠.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안절부절 못하거나 정신 없는 와중에 아무 음식을 집어 먹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Q. 집을 비우는 시간이 짧으면 호텔 대신 집에 두고 가는 것도 괜찮을까요?
A. 집을 비우는 시간이 짧으면, 익숙한 공간에 머무는 게 낯선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어요. 유의할 건 사료 뿐 아니라 물도 충분히, 여러 곳에 마련해두고 가셔야 한다는 거예요. 한 보호자의 경우 하룻밤 집을 비우게 돼 집에 강아지를 두고 간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강아지가 혼자 있으며 물그릇을 엎질러 물을 제대로 못 먹은 거죠. 그때는 추석이라 날씨가 더운 탓도 있었겠지만 탈진한 상태로 병원에 실려왔죠.
Q.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A. 차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 멀미에 대비해야 해요. 차를 타고 개가 지나치게 헉헉 거리거나 침을 흘리는 경우, 고양이가 끝없이 우는 경우는 멀미를 한다고 보면 돼요.
동물들에게 처방되는 멀미약은 실제로는 신경안정제예요. 아세프로마진이라는 안정제를 많이 쓰는데, 그렇다 보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유의해서 사용해야 해요. 혈압이 낮거나 나이가 많은 아이는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목숨이 위태로울 일은 없지만, 이동하기 1주일 쯤 전에 약을 미리 처방 받아 먹이고 지켜보는 게 좋아요. 약을 먹은 후 1~2시간 이후 너무 쳐지거나 잠을 오래 자면 약 용량을 조절해서 다시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동선을 미리 확인해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반려동물 놀이터가 있는 곳을 미리 파악해서 쉬게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을 받을 거예요. 기차나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이동장에서 나오지 못하니 미리 이동장에 적응하는 시간을 주세요. 이동장을 좋아하는 개, 고양이는 거의 없어요. 갑갑하게 갇혀 병원이나 장거리 이동한 경험이 많으니. 지나치게 싫어할 경우 새 걸로 바꿔주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