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는 물고기를 잡아먹지만 종종 새끼 오리도 공격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왜가리가 새끼 오리를 잡아먹었다. 현장을 목격한 한 노인이 새끼 오리를 구조하기 위해 왜가리를 죽였다. 신기하게도 새끼 오리는 위장 속에서 다치지 않고 살아 있었다.
영국에서 법적 보호종인 왜가리를 해친 혐의로 한 노인을 체포한 경찰이 그에게 경고 조처만 하고 석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영국 일간지들이 3월27일 보도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건 북웨일즈 경찰의 농촌 범죄팀의 3월27일 트위터에서다. 경찰은 “늙고 약한 한 남성이 왜가리의 위장 속에 있는 새끼 오리를 구조하기 위해 왜가리를 죽였다”가 올린 것. 이 남성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오리를 왜가리가 잡아 삼키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뒤 남성은 왜가리의 위장에서 새끼 오리를 꺼낼 수 있었다. 새끼 오리는 살았지만, 왜가리는 죽었다. 이 남성을 체포한 경찰은 “약하고 나이가 많은 노인”이었다며, 경고한 뒤 훈방했다고 밝혔다. 남성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새끼 오리가 습지 연못에서 빠져나와 서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왜가리는 종종 새끼 오리를 공격한다. 그렇다고 해서 오리를 공격하는 왜가리를 해치는 것은 불법이다. 왜가리는 영국에서 1981년부터 법적 보호종으로 보호받고 있어서, 폐사에 이르게 했을 경우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한다.
환경단체인 ‘웨이더 퀘스트'의 리 딘게인 이사는 트위터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왜가리도 (노인처럼) 약한 생명체다. 이런 식으로 결정을 내리니 야생 훼손 범죄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웨일즈 경찰은 “이 사안을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았으며, 여러 요인을 고려해서 (경고 뒤 훈방)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노인은 관련 행동을 시인했으며, 범죄 경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