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축제의 황홀한 화려함 뒤에 나비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반경 2km 빙판 아래 갇힌 산천어들은 과연 축제의 즐거움을 인간과 공유할까? 대표 동물축제로 자리 잡은 화천 산천어 축제에 동원되는 산천어는 지난해 기준 180톤, 76만 마리다. 전국 17개 업체가 생산한 양식 산천어들은 운송 중 스트레스를 받아 토하고 기절하고 깨어나길 반복한다고 한다. 축제가 끝나고 운 좋게 살아남은 산천어는 굶어 죽거나 축제 중 생긴 상처가 곪아 폐사되고, 죽은 산천어는 어묵 공장으로 보내진다. 나비는 어떨까. 축제 기간 나비가 낳은 알이나 번데기는 모두 쓰레기로 폐기된다. 이런 동물축제에 반대하는 축제가 열린다. 7월 7일 서울시 은평구 서울혁신 파크에서 열리는 ‘제1회 동물의 사육제 2018-동물축제 반대축제’(동축반축)는 지난 2013~2015년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팀이 진행한 전국 86개 동물축제 동원 동물 이용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동물축제의 현황을 살피고 올바른 동물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생명다양성대단, 시셰퍼드코리아, 아름다운카피, 라온버스 등 이번 축제 주최 측은 천명선 교수팀의 조사 결과 84%에 이르는 동물이 상해를 입거나 죽음에 이를 정도의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동축반축은 “동물축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축제에서) 동물은 인간의 이익 추구, 욕구 추구, 오락, 여가 선용의 수단 일 뿐인 죽음의 카니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축제 동물 이용 실태를 조사한 천명선 교수는 “생태라는 이름을 걸고 벌어지는 행사에서 인간이 동물과 맺는 관계가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7일 축제에서는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직접 동물로 변장해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동물 코스튬 플레이와 빅게임’과 연극을 비롯해 김산하(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전채은(동물을위한행동 대표), 우석훈(경제학자), 서민(기생충학자), 이승희(남양주YMCA사무총장), 김한민(시셰퍼드활동가) 등 7명의 연사가 다양한 각도에서 동물축제를 바라본 ‘릴레이 토크’가 진행된다. 이에 더해 록밴드 허크레리핀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직접 작곡한 ‘동물의 사육제’를 무대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본 행사에 앞선 28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는 김산하 사무국장의 사회로 천명선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 ‘동물의 사육제 2018 토론회-동물축제를 보는 다른 시선’이 열린다. 토론회와 축제 참가비는 모두 무료이며 토론회 참석은 생명다양성재단 이메일(
hello@diversityinlife.org)을 통해 신청 받는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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