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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팜유가 오랑우탄 몰아내지만…마땅한 대체재 없다”

등록 2018-06-27 17:41수정 2018-06-27 22:08

[애니멀피플] 주목되는 IUCN 팜유 보고서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 필요…바이오연료 사용 제한을"
2016년 3월 보르네오섬 탄중푸팅 국립공원에서 한 오랑우탄이 나무를 건너고 있다.  남종영 기자
2016년 3월 보르네오섬 탄중푸팅 국립공원에서 한 오랑우탄이 나무를 건너고 있다. 남종영 기자
가공식품에 주로 들어가는 팜유를 얻는 과정이 열대우림과 야생동물을 위협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정부민간기구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팜유 생산을 금지하거나 보이콧하는 것은 생물종 다양성의 감소를 막기보다는 오히려 팜유보다 더 넓은 면적을 필요로하는 대체 작물의 재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르네오섬 등 동남아 밀림에서는 팜유를 채취하기 위한 대형 농장이 확대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오랑우탄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되어 전 세계 환경운동의 표적이 되어왔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이 펴낸 ‘기름야자 나무와 생물다양성' 보고서를 보면, 팜유를 채취하는 야자나무 농장을 조성하면서 열대우림 파괴가 이어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멸종위협으로 등재된 193종에 피해를 주고 있다. 멸종위기 포유류의 54% 그리고 멸종위협 조류의 64%가 팜 오일 산업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수요가 줄지 않는 상태에서 팜유를 다른 작물로 대신하면 상황은 더 절망적일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유채씨나 콩, 해바라기씨 등 식물성 기름을 채취하기 위해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팜유 농장보다 최대 9배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남미 등 열대우림의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초 영국 채널5 뉴스에서 공개된 열대우림 벌목 공사에 쫓기는 오랑우탄.

기름야자 농장으로 바뀐 열대우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기름야자 농장으로 바뀐 열대우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팜유는 오일팜(기름야자) 열매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주로 동남아 열대우림에서 재배된다. 튀김이나 유제품 등 식용을 비롯해 비누, 화장품 등에도 쓰이는데, 그동안 환경단체는 동남아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팜유 사용 자제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그간 팜유 소비를 제한하자는 기존 환경운동 진영과 다른 입장이라서, 향후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식물성 기름에 대한 수요가 관리되지 않는 한 단순히 팜유 생산을 줄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생산국이 숲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야 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연료 같은 비식품 용도로 식물성 기름을 쓰는 것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열대우림을 없애지 않는 방식의 팜유 생산도 예로 들었다.

잉게르 안데르센 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은 “팜유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재앙 같은 영향을 고려할 때,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 팜유 생산을 금지하거나 보이콧하면, 땅을 더 잡아먹는 작물이 대체할 것”이라며 “팜유가 좀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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