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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입양 가는 유기견, 비행기 표는 어떻게 끊나?

등록 2018-07-11 17:03수정 2018-07-11 17:21

[애니멀피플] 유기견 해외 입양 이동 봉사
유기견 중 국내 입양 어려운 믹스견·대형견
해외 입양 가는 길 동행하는 ‘이동 봉사’
입양처 정해져도 봉사자 부족한 현실
6월28일 동물단체 생명공감에서 보호 중이던 유기견 스피츠 세 마리가 미국 시카고행 비행기를 타고 해외 입양처에 가기 위해 이동장에 몸을 싣고 있다.
6월28일 동물단체 생명공감에서 보호 중이던 유기견 스피츠 세 마리가 미국 시카고행 비행기를 타고 해외 입양처에 가기 위해 이동장에 몸을 싣고 있다.
6월28일 오전 7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는 출국하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캐리어를 끌고 바쁘게 이동하는 사람들 사이로 동물 이동장을 실은 카트 두 대가 등장했다. 이동장 안에 실린 세 마리 스피츠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스피츠들은 오전 10시경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를 탄다. 미국 시카고까지, 해외에 있는 입양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 여정을 이다연(25), 이지원(30)씨가 함께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한 달 전 비행기표를 예매하면서 ‘생명공감’이라는 구조 단체를 통해 국내 유기견 해외 입양을 돕는 ‘해외 이동 봉사’를 신청했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란, 해외로 입양이 결정된 유기견이 입양자를 만날 수 있도록 비행기에 함께 타는 일이다. 이들이 해외로 가는 까닭은 구조된 믹스견, 대형견 등은 국내에서 입양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기견 입양 현장에서도 귀여운 외모의 품종견, 소형견이 인기가 더 높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외 이동 봉사’를 검색하면 생명공감을 비롯해 동물권단체 ‘케어’, ‘행동하는 동물 사랑’, ‘다솜’ 등 여러 단체에서 봉사자를 구하는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다. 다연씨와 지원씨도 SNS 게시물을 통해 해외 이동 봉사를 알게 됐다.

왜 해외 이동 봉사자를 구하는 것일까. 해외 입양처를 구했다고 해도 개들만 비행을 할 경우 운송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기견만 따로 비행기를 타면 거리에 따라 1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구조 단체에서 모두 감당하기는 벅차다. 비행기 탑승객이 동물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훨씬 줄어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한국발 미국행의 경우 동물과 동반하면 케이지 포함 32kg까지 20만원, 45kg까지 40만원을 내면 된다. 이동에 소요되는 비용은 해외 입양을 지원하는 단체에서 부담한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를 자원한 이다연(왼쪽), 이지원씨가 동물단체 활동가에게 입양 관련 서류를 받고 이동시 주의 사항을 듣고 있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를 자원한 이다연(왼쪽), 이지원씨가 동물단체 활동가에게 입양 관련 서류를 받고 이동시 주의 사항을 듣고 있다.
개들은 이동장에 실려 반려동물 특별 수화물 칸에 탑승한다. 수화물 컨베이어에 올려진 반려견 이동장.
개들은 이동장에 실려 반려동물 특별 수화물 칸에 탑승한다. 수화물 컨베이어에 올려진 반려견 이동장.
반려동물을 비행기에 태우려면 반려동물 특별 수화물 자리 예약과 광견병 접종 확인서, 건강검진 확인서, 검역 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복잡한 서류는 단체에서 준비하기 때문에, 봉사자는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된다. 다연씨와 지원씨는 메신저를 통해 이동 봉사 신청을 했다. 봉사자는 출국 스케줄, 여권 정보 등을 단체에 제공하고, 출국 당일 공항 내에 위치한 검역소를 방문해 검역 증명서를 받으면 된다. 다연·지원씨의 경우 오전 비행편이라 단체에서 봉사자들에게 미리 위임장을 받아 하루 전날 서류를 처리했다.

두 봉사자는 공항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탑승권을 발매하고 수화물을 위탁 처리했다. 단체에서 나온 활동가가 스피츠들이 있는 이동장을 수화물 위탁 벨트에 옮기자 항공사 직원이 무게를 쟀다. 그러는 동안 봉사자들은 반려동물 운송 서약서를 작성했다. 수속을 마친 후 공항 직원이 반려견 이동장을 카트에 실어 큰 짐 부치는 곳으로 옮겼다. 활동가는 단체가 준비한 서류의 내용, 입국 절차 시 유의 사항들을 봉사자들에게 전달했다.

평소 출국 과정에서 한 가지 절차만 더해졌을 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봉사 신청 전에 유의해야 할 것은 출국일 1~2달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특별 수화물 자리가 한정적이라 예약을 위해서는 적어도 열흘 전 신청이 필수적이며, 광견병 접종 등의 절차를 여유 있게 진행하려면 1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더불어 가급적 직항 노선을 이용할 때 신청하는 것이 좋다. 경유 노선도 가능하지만 서류 처리 및 이동 절차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른 규정도 유의해야 하는데, 에어캐나다의 경우 여름철 기온이 29.5도가 넘을 경우 반려동물을 싣지 못한다.

동물단체 생명공감 관계자가 반려견 이동장을 옮기며 개들의 출국 수속을 돕고 있다.
동물단체 생명공감 관계자가 반려견 이동장을 옮기며 개들의 출국 수속을 돕고 있다.
미국 현지 동물단체 홈페이지에서 입양 가정을 찾고 있는 세 마리. 새 이름을 얻었다.
미국 현지 동물단체 홈페이지에서 입양 가정을 찾고 있는 세 마리. 새 이름을 얻었다.
시카고에 도착한 두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입국 심사 중 데려온 개들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고, 간단한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후 짐 찾는 곳에서 캐리어와 함께 스피츠가 실린 이동장을 찾았다. 귀국장에 도착하니 현지 입양처인 ‘시카고랜드 에스키 레스큐’ 단체 관계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무사히 해외 이동 봉사를 마쳤다. 지원씨는 “처음 하는 일이라 출발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모든 절차를 단체에서 진행해서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었다. 개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7월11일 현재, 세 마리 스피츠는 릴리, 판다, 엘리라는 이름을 얻고 현지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생명공감 강경미 대표는 “유기견이 새 삶을 찾는 과정에 참여하고 보람을 느끼면 좋겠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약 280마리의 유기견을 해외로 보냈다. 주로 캐나다와 미국 지역의 입양 가정과 국내 입양이 불발된 개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취재를 한 6월 현재 80여 마리의 개들이 생명공감 센터에 머물고 있었고 20마리가 해외 입양이 결정된 상태였지만, 봉사자 부족으로 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 대표는 해외 봉사자들의 신청을 기다리고 있지만 한편으로 유기견을 멀리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봉사자 분들께는 너무 감사드린다. 그런데 한국에서 대형견, 믹스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 해외 입양이 점차 줄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예은 교육연수생,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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