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지상에 사는 동물중에서 정서적, 의식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깝게 교감하는 동물일 것이다.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고 함께 감정을 교류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반려의 의미가 그것인 것처럼.
개도 사람처럼 눈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읽는다. 서로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감정변화를 표정으로 확인하는 것은 서로가 잘 교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주인과의 교감이 개에게도 사람에게도 행복지수가 된다.
얼마 전, 지인의 사고현장에 있던 반려견이 다친 주인의 감정에 공감해 스트레스를 받는 장면을 목격하는 일이 있었다. 주인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개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스트레스인 듯했다.
스트레스는 개의 공간적 심리적 안정을 방해하고 무너뜨리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사람과는 달리 이성적 사고가 되지 않고 마인드 컨트롤이나 이성이 개입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그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그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개의 이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청각과 촉각에 의해 상황이나 물건을 피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사람처럼 쉽게 흥분상태에 빠져들기도 하고 수면중에도 작은 소리에 반응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 모든 상황을 바로잡는 방법은 아이에게 안심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너를 지켜주고 있으니 괜찮아, 이젠 안전하단다…. 주인으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은 무서운 기억들을 차례로 덮어 치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문제의 행동을 가진 반려견 뒤에는 문제의 주인, 문제의 상황이 있다. 그래서 반려견보다 나 스스로를 먼저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의 상황에 대한 인지가 먼저 되어야 스트레스 없이 행복한 반려견을 키울 수 있다.
사고는 때로 사람과 개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인간에게 위안을 주고 용기를 주는 개의 애정감은 주인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고마움도 있음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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