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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 잘 있나요?” 케어 사태 이후 동물단체 문의 ‘봇물’

등록 2019-01-18 12:57수정 2019-02-14 15:18

[애니멀피플]
‘몰래 안락사’ 사건 이후 타 단체 보호소 관리시스템 문의 급증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구조견 보호소 모습. 보호소를 관리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구조된 개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포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구조견 보호소 모습. 보호소를 관리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구조된 개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포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후원자인데요, 거기 동물들은 잘 있나요?”

동물보호단체 ‘빅 3’ 가운데 한 곳으로 알려진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무분별하게 안락사를 지시하고, 구조 동물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관리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관련 기사▶동물보호단체 ‘케어’, 구조한 수백마리 개 안락사시켰다)

기존 동물단체 회원들의 마음이 불안해졌다. 애니멀피플(애피)이 확인해 보니, 동물권단체 카라, 동물자유연대(동자연) 등엔 하루에도 수차례씩 단체의 보호소나 유관 기관에서 지내는 동물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탈퇴하는 회원 수도 평소의 4~8배에 이르고 있었다.

동물보호단체 보호소들은 어떻게 운영되나

동물보호단체 회원은 아니지만 비정기적으로 기부 사이트 등을 통해 동물 구조 모금 활동 후원에 참여한 직장인 강아무개(39)씨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와 다르게 안락사 공고기한 없이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었다.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스러운 상태가 아닌 이상 안락사는 없는 줄 알고 있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절망과 배신감을 느낌과 동시에 구조 이후를 돌아보지 않은 데 대한 자각과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대학원생 김아무개(28)씨는 “그동안 나쁜 환경에 있는 동물들이 구조만 되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케어 사태에) 분노하긴 했지만, 구조한 다음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한 데서 ‘아차’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애피는 국내외 각 동물보호단체들의 구조 관리시스템을 들여다봤다. 국내 단체들의 보호소는 기본적으로 ‘노킬’ 정책을 따른다. 국내 동물보호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는 케어의 ‘힐링센터’, 동자연의 ‘반려동물복지센터’ 두 곳뿐이다. 카라는 현재 경기도 파주시에 200여 마리의 동물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더봄센터’를 짓고 있다. 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 외에도 사설보호소들이 있다. 사설보호소들은 캠페인이나 정책 제안 활동보다는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자연 관계자에 따르면 케어 사태 직후 이틀간 50여 명의 회원이 탈퇴했다고 한다. 보호 동물 관리에 관한 문의도 쏟아진다. 동자연 쪽은 누리집에 구조 관리시스템에 관한 글을 정리해서 올렸다. 이 단체의 경우 연간 약 200마리를 구조해 150마리를 입양 보내며 센터에는 최대 300마리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자연 윤정임 국장은 “동자연에 있는 동물들은 잘 있냐고 확인하는 전화가 많이 왔다. 2013년 센터를 건립하고 6년간 안락사 케이스는 10마리”라고 밝혔다.

해당 동물들은 “계속적인 치료에도 회복이 불가능하고 극심한 고통이 지속적으로 수반되는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동물 한 마리를 보살피는 데 드는 비용은 월평균 15만~17만원이다. 윤 국장은 “5kg 정도, 아프지 않은 작은 개를 보살피는 경우 이 정도 금액이고, 보통은 구조해서 한 마리를 돌보는 데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중성화와 예방접종 등을 포함해서 최소 30만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3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카라의 경우 입양카페 ‘아름품’, 카라동물병원, 단체 내 ‘고양이 연구소’, 위탁 시설 등에서 약 180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160마리 규모의 서울시 은평구 ‘달봉이네’ 보호소에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사료 등을 지원하고 봉사자를 연계한다고도 말했다.

구조 후 동물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건강하고 체격이 작은 동물의 경우 몇십만원 수준, 덩치가 크고 다치거나 병든 동물은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진경 카라 이사는 16일 ‘애피’와의 통화에서 “동물의 생사여탈권을 사람이 함부로 가져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실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킬’과 안락사 사이

외국의 경우, 노킬 보호소와 안락사를 공언한 보호소들이 있다. 독일의 ‘티어하임’은 안락사가 없는 동물보호소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다. 극심한 고통의,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동물이 아니면 안락사시키는 경우가 없다. 전국 1천여 개의 티어하임은 유기, 유실, 학대받은 동물을 보호하고, 치료하고, 사회화해서 다시 사회에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독일의 방식을 본뜬 가까운 사례로는 일본의 국제구호단체 피스윈즈에서 운영하는 ‘피스완코’가 있다. 일본과 한국 유기견의 운명은 비슷한데, 일본의 경우도 동물이 시보호소 등에서 구조돼 공고기한을 넘기면 안락사를 당한다. 피스완코는 시보호소에 수용된 동물들을 전수 구조해 자체 보호소에 돌본다.

입양에 실패할 경우에는 죽는 날까지 보호소에서 돌보는 것이 원칙이다. 피스윈즈 이장우 총괄실장에 따르면 한마리당 한 달 약 3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재입양 가능성이 없는 개들은 별도로 분류해 ‘사이버 부모’를 찾아주는 모금을 따로 하기도 한다. 2014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로 히로시마시 전체에서 ‘유기동물 살처분 제로’를 이룬 이 단체는 현재 약 2700마리의 동물을 4곳의 자체 보호소와 6곳의 입양센터에서 돌보고 있다.

나이든 한 핏불테리어가 동물보호소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이든 한 핏불테리어가 동물보호소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국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페타(PETA) 등은 ‘노킬’ 정책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많은 동물을 구조하는 대형 단체다.

예를 들어 RSPCA의 경우 2017년 연간보고서에 한 해 11만 마리를 구조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 단체와 케어의 차이점은 시민과 단체 회원들에게 개체 수 과잉에 따른 안락사를 공언하고, 단체별로 세운 정책에 맞춰 구조와 보호를 해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안락사 문제로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2014년 약 2400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안락사시켜 논란의 중심에 놓인 적이 있었던 페타는 일부 노킬 보호소의 열악한 환경, 무책임한 상태에 방치되어 있는 동물의 현실 등을 언급하며 안락사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페타는 지난해 11월에도 단체 누리집에 “노킬 정책은 동물들을 서서히 죽인다”고 말하며 “포화한 상태의 보호소에서 지내는, 재입양되지 않는 동물들은 늘 불시의 죽음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한다.

“구조 동물 줄이기 위한 활동 필요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내 동물단체 관계자들은 “개 농장, 번식장이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구조할 동물을 줄이기 위한 활동이나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가 변화해서 학대되고 방치되는 동물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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