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설 연휴, 긴 귀성·귀경길을 달래줄 5권의 동물책 신간을 소개한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의 세계
잔소리 열전이 펼쳐지는 긴 연휴, 누군가는 딱 5일만 겨울잠을 자면 좋겠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동면하는 동물들에게 노하우를 배워보자.
‘겨울잠을 자는 동물의 세계’는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는 거대한 수수께끼 중 하나인 겨울잠을 다룬 책이다. 독일의 생물학자인 저자는 4개 대륙에 걸쳐 동물들의 겨울잠을 탐구했다. 저자는 동물들이 겨울잠을 준비하는 과정, 겨울잠을 자는 동안 발생하는 변화와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할 때까지를 조망하며 겨울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모두 파헤친다. 리자 바르네케 지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펭귄과 바닷새들
익숙하고도 낯선, 먼 바다에 사는 새들을 주제로 삼았다. 동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이름 들어봤던 황제펭귄, 앨버트로스부터 머리의 노란 깃털이 헤비메탈 가수 같은 북부바위뛰기펭귄까지.
저자 맷 슈얼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조류학자다. 책은 51종 바닷새를 수채물감으로 그린 아름다운 조류도감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정성스레 채색한 그림에도 있지만, 바닷새 설명에서 보이는 촘촘한 관찰과 위트있는 묘사에서도 드러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저자는 황제페귄을 이렇게 소개한다. “올림픽 경기용 수영복을 입고, 오지 오즈번이 쓰고 다니는 레이밴 선글라스보다 더 까만 눈을 한 황제펭귄은 세상에 알려진 펭귄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무겁다.”
“펭귄이 단지 귀여운 새가 아닌 훨씬 더 많은 것을 지닌 생명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길 바란다”는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 이 관찰 기록장을 넘기다 보면 지구의 가장 쓸쓸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 생명체들에 대한 경외감마저 든다. 맷 슈얼 지음, 최은영 옮김, 이원영 감수, 클 펴냄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우리는 인간과 가장 친한 동물인 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휴일을 보내는 반려인의 다리에 기대 나른한 낮잠을 청한 반려견의 마음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모든 장이 흥미로울 것이다.
저명한 동물행동학자인 저자 마크 베코프는 개의 배변, 산책, 사회적 서열, 애착 등 행동을 과학을 바탕으로 하되 주변에서 관찰한 여러 반려견의 사례를 들며 쉬운 언어로 풀어낸다. 동시에 좋은 반려인이 되기 위한 가이드도 함께 제시한다. 마크 베코프 지음, 장호연 옮김, 최재천 감수, 동녘사이언스 펴냄
고양이 본능사전
고양이는 왜 반려인 옆에서 기분 좋게 갸릉갸릉 하다 왜 갑자기 성질을 내며 반려인의 손을 물어버리는 걸까. 왜 밤새 ‘우다다’거리며 뛰는 행동을 반복할까. ‘고양이 본능사전’은 알다가도 모를 고양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책이다.
미국 최고의 고양이 행동학자로 꼽히는 저자는 반려 지침서를 지향하는 이 책에서 고양이의 타고난 본능을 존중해주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고양이와 인간이 실내에서 가족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 채 150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야생성을 존중한 공존의 규칙을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잭슨 갤럭시, 미켈 마리아 델가도 지음, 이현주 옮김, 미래의창 펴냄
고양이 임보일기
어느 날 다섯 마리 새끼 길고양이를 ‘임보’하게 된 한 고양이 집사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았다. 임보란 임시 보호의 줄임말로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입양 과정에서 갈 곳이 정해지지 못한 동물을 잠시 맡아 보호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공고 시한을 넘겨 안락사를 목전에 둔 동물, 다치거나 나이 어린 길고양이 등이 임보 대상이 되곤 한다.
말은 ‘임시’ 보호이지만 이 행위에는 보호 중인 동물을 끝까지 맡을 수 있다는 책임까지 동반된다. 입양처를 찾지 못하면 결국 임시 보호자가 반려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섯 마리 새끼 고양이의 입양처를 찾는 동안,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고양이를 돌보는 ‘리얼’ 임보 생활이 그림일기 형식으로 담겨 있다. 이새벽 지음, 책공장더불어 펴냄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