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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탈취제 사건’, 동물병원 엄벌 탄원서 모집중

등록 2021-01-04 14:44수정 2021-01-04 21:03

[애니멀피플]
강아지 탈취제 학대사건 반려인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
박재천 변호사 "무료변론 맡아 동물병원 엄벌탄원 진행"
광주시 남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지난 1일 병원 관계자들이 수술을 끝낸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탈취제 등을 분사해 동물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광주시 남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지난 1일 병원 관계자들이 수술을 끝낸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탈취제 등을 분사해 동물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해 12월1일 광주광역시 한 동물병원에 반려견을 맡겼던 ㄱ씨는 황망한 소식을 접해야 했다. 발치 수술을 받으러 갔던 생후 8개월 반려견 ‘삼순이’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했다는 것. 삼순이를 데리러 간 ㄱ씨는 개의 몸에서 뜻밖에 강한 향기와 냄새를 맡고는 동물병원 시시티브이(CCTV)를 요청했고, ㄱ씨는 충격적인 모습을 확인하게 됐다.

수술을 마친 강아지의 얼굴과 몸에 병원 관계자들이 화장실용 탈취제와 방향제를 바르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크게 웃고 떠드는 모습 또한 포착됐다. 사건 직후 ㄱ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청와대 국민청원를 통해 삼순이의 사연을 알리며 동물병원에 대한 처벌 목소리가 커졌지만, 도리어 현재 그는 해당 병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반려견을 잃은 것도 모자라 고소까지 당한 ㄱ씨를 돕기 위해 박재천 변호사는 온라인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 사람들’에서 동물병원 관계자들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을 진행한다. 박 변호사는 ‘강아지 탈취제 학대 사건’과 ㄱ씨의 명예훼손 사건의 무료 변론을 진행하며,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온라인으로 모집한다고 밝혔다.

화난 사람들 최초롱 대표는 “삼순이 사건은 나날이 늘어가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와 높아진 동물권 인식에 역행하는 사건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동물병원은 반려인을 오히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반려인이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앞서 12월19일 이 동물병원은 ㄱ씨가 온라인에 올린 청원글 등이 확산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동물학대 의혹은 현재 광주시 남구청이 12월10일 해당 동물병원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해,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은 동물병원에서 행한 탈취제·방향제 사용이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4조에서 금하고 있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 중이다.

광주 남부경찰서 수사과 담당자는 “일차적으로 탈취제 분사 등이 강아지에게 상해를 입혔는지 판단해야 하나 이미 화장된 상태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제품들이 신체적 고통을 유발했는지 여부는 성분 분석 등을 통해 가려낼 예정이다. 해석의 여지가 있는 사안으로 신중한 수사와 접근을 위해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화난사람들 플랫폼을 통해 모집한 탄원서는 동물병원 원장과 직원 3명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첨부돼 제출될 예정이다.
화난사람들 플랫폼을 통해 모집한 탄원서는 동물병원 원장과 직원 3명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첨부돼 제출될 예정이다.
박재천 변호사는 동물병원의 행위가 ‘신체적 고통’으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는 “병원의 입장문을 보더라도, 사람에게 쓰는 미스트를 강아지에게 뿌린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4조 6항에서 적시된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나 재산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해당 사건은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텐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해주신 것만큼 많은 분들이 동물병원 엄벌 탄원에도 참여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1월4일 현재 동물병원의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은 시민 15만900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화난사람들 플랫폼을 통해 모집된 엄벌 탄원서는 ㄱ씨가 동물병원 원장과 CCTV에 등장한 직원 3명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첨부 제출될 예정이다. 12월29일부터 약 한달간 진행되는 탄원 모집은 화난사람들 누리집을 통해 누군든지 참여할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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